[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매일 비슷한 질문에 비슷한 대답을 하는 것 같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고난을 기꺼이 감수하고 시작한 리빌딩, 하지만 가시밭길이 너무 길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는 올해도 10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일찌감치 60패를 돌파했고, 9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도 9경기에 달한다. 리드를 잡아도 지키지 못하고, 어렵게 따라 잡아도 다시 추가점을 내주면서 무너지는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시절 빅리그와 마이너를 넘나들며 오랜 시간 지도자 생활을 해온 수베로 감독이지만, 승보다 패가 많은 두 시즌의 기억이 좋을 순 없다. 수베로 감독은 "어제(3일) 경기도 선취점을 내고도 리드를 내주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성적이 뒤따라주지 않는 한화의 리빌딩을 향한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한화가 잡은 리빌딩의 방향성에 물음표를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리빌딩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정은원-하주석-노시환으로 이어지는 내야 구성이 완벽하게 자리 잡았고, 김민우 김범수 김종수 김태연 등 경기를 거듭하며 성장한 선수들을 발견했다. 올해도 김인환 박상언 등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기대주들이 1군에 자리를 잡는 등 성과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수베로 감독과 최원호 퓨처스(2군) 감독이 중심이 돼 이뤄지고 있는 통합 육성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눈치다.
KIA와의 주중 3연전에선 투수들의 성장세도 눈에 띄었다. 수베로 감독은 데뷔 첫 선발승을 아깝게 놓친 3년차 남지민을 언급하면서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남지민을 믿고 쓰기로 했는데, 매 경기 등판할 때마다 교훈을 얻으며 성장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선수로서 모습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성숙한 모습을 마주할 때가 있다"고 칭찬했다. 3일 KIA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 역투한 윤산흠을 두고도 "상대 중심 타선을 상대로 대범하게 투구하며 삼진까지 빼앗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년보다 성장한 모습에 뿌듯하다"고 엄지를 세웠다.
당장의 결과보다 미래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진 한화의 오늘은 막연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난 속에서 이어지는 성장과 가능성까지 폄훼할 순 없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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