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가나 레전드' 아사모아 기안이 복귀할까.
기안은 의심할 여지 없는 가나 축구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2003년 가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기안은 2006년 독일월드컵부터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 대회를 모두 뛰었다. A매치만 109번을 소화했다. 당연히 가나 축구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우디네세, 렌, 선덜랜드 등을 누볐던 기안은 자국의 레곤시티를 끝으로 2021년 10월 그라운드를 떠났다. 부상이 이유였다.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소속팀 없이 지내고 있다.
그런 기안이 그라운드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목표는 2002년 카타르월드컵 출전이다. 그는 16일(한국시각)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은퇴했던 카메룬의 로저 밀러가 월드컵 출전을 위해 복귀했다. 난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다"며 "지난 2년간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현재 몸상태를 올리고 있고, 훈련을 시작했다.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단 내 몸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솔직히 아무에게도 내가 복귀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오토 아도 가나 대표팀 감독과는 뒤에서 이야기 하고 있었다. 현재 과정이 진행 중이고 긍정적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달라"고 했다.
기안이 이토록 복귀에 열을 올리는 이유, 복수 때문이다. 가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포르투갈, 우루과이와 함께 H조에 속했다. 가나는 우루과이와 악연이 있다. 12년 전이었다. 2010년 남아공 대회 8강에서 가나와 우루과이가 격돌했다. 1-1로 팽팽하던 연장 후반 15분 도미니크 아디이아의 헤더가 골라인을 넘기 직전 루이스 수아레스가 손으로 막아냈다. 주심은 수아레스에게 레드카드를 주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기안이 키커로 나섰지만 크로스바를 때렸다.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로 향했고, 우루과이가 4-2로 승리했다. 설상가상으로 기안은 승부차기에서도 실축을 했다.
가나는 아프리카 최초의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수아레스의 손 때문에 놓쳤다. 공교롭게 수아레스 역시 이번 대회 출전이 유력하다. 기안이 복귀할 경우, 역사의 당사자들이 한 곳에 모이는 셈이다. 기안은 "난 오래 전 그 경기를 뛰었다. 전 세계가 어떤 일이 있는지 알고 있다. 우루과이와 한 조가 확정됐을때 내 머릿속에는 오직 '복수' 뿐이었다. 가나인들은 복수를 원한다"며 "2010년 그 일은 나에게 일어난 일이다. 내가 팀의 일원이 돼 우루과이를 상대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그게 나에게 찾아온다면 난 스스로를 증명해낼 것"이라고 했다.
가나는 12월3일 알와크라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기안의 복귀는 가나전을 준비하는 우리 대표팀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체크할 필요가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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