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축구협회가 이런 일도 하네."
유소년 축구 학부모들의 칭찬과 제보가 쇄도했다. 최근 경북 경주에서 열린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축구대회에서다. 전국 최대 규모의 유소년 축구대회인 화랑대기는 총 800개팀, 1만2000여명의 선수가 출전한 가운데 1, 2차에 걸쳐 펼쳐졌다.
인천에서 참가한 학부모 정동희씨(52)는 "선수를 꿈꾸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반드시 들어봐야 한다. 축구협회가 이런 프로그램까지 마련하다니…, 정말 유익했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또다른 학부모 A씨(48)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느낌이었다. 3년 넘게 전국대회를 따라 다녔지만 이런 소중한 경험은 처음"이라고도 했다.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것은 협회가 마련한 학부모 간담회였다. 1차 대회때 일종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내놨다가 반응이 좋아서 2차 대회때인 지난 14일 공식 '제1회 간담회(KFA&선수&학부모 우리는 꿈꾸고 있다)'가 됐다. 간담회에서는 선수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부터, 향후 진학지도 요령까지 이른바 'A부터 Z까지' 모든 내용이 다뤄졌고 질의-답변 시간에서는 열띤 토론과 노하우 전수가 펼쳐졌다고 한다.
협회가 지난해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신설한 대회혁신프로젝트팀에서 내놓은 '성공작'이다. 종전 전국대회는 학부모들에게 따분한 시간이 더 많았다. 며칠동안 자녀와 함께 대회장에 머물러야 했던 부모들은 매일 수십개의 경기를 구경하는 것 외에 딱히 할 일이 없었다. 내 자식이 출전하는 경기면 몰라도, 그 많은 경기만 보고 있자니 고역이나 다름없었다.
대회혁신PJ팀은 학부모와 협회 실무자의 쌍방향 소통을 통해 부모들도 대회에 참가하는 느낌을 주고, 뭐 하나라도 얻어가는 기회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간담회를 마련했다.
대회혁신PJ팀의 구성을 알고 보니 흥행할 수밖에 없었다. PJ팀을 지휘하는 김종윤 리더는 대회운영실장을 지낸, 학원축구 주말 리그제의 산파역이었다. 수십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학부모 질문에 대한 답변자로 나섰다. 강연을 맡은 김지훈 매니저는 대학 선수 출신이자 유소년 축구선수 자녀를 둔 부모이기도 했다. 자신의 성장기 경험을 바탕으로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것, 해야 할 것 등을 콕콕 짚어주니 학부모들이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단다. 간담회 PD 역할을 맡은 이대호 매니저 역시 프로 선수 출신으로 발로 뛰며 학부모들의 '니즈'를 수렴하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이렇게 '유경험자'들이 곳곳에 포진한 까닭에 "입시에 강남 '1타강의' 부럽지 않은 '축구판 1타강의'"라는 '사용후기'까지 나왔다.
그도 그럴것이 PJ팀이 사후 만족도 설문조사를 한 결과 모두 '별 다섯개(4.8∼5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초등축구연맹에서 주최하던 유소년대회를 대한축구협회가 통합 관리하면서 생긴 놀라운 변화다.
김종윤 리더는 "부모 공감 중심의 소통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고민한 끝에 선수 출신 직원들의 정보를 공유해보자고 시도했는데 이렇게 호응받을 줄 몰랐다. 부모님들이 만족하시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부모 정씨는 "간담회 참가자들만 듣고 보내기 아까워 촬영한 영상을 전국 학부모와 공유하자는 건의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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