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축구 간판' 지소연(31·수원FC 위민) 데뷔전의 여운은 길고도 강렬했다. 지난 18일 밤 수원종합운동장, WK리그 수원FC와 보은상무전이 끝난 후 밤 11시가 다 된 야심한 시각까지 여자축구 팬들은 '캐슬파크'를 떠날 줄 몰랐다. '91번 지소연'의 이름이 새겨진 수원FC 유니폼을 맞춰 입고 "지소연!"을 연호하며 '데뷔전, 멀티골'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지난 5월, 8년 정든 잉글랜드 첼시위민스를 떠나 수원FC 위민 유니폼을 입은 '월드클래스 공격수' 지소연은 첫 패스길부터 클래스가 달랐다. 선제 결승골에 이어 멀티골로 WK리그 데뷔를 자축했다. 수원FC의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멀티골 직후 지소연의 댄스 세리머니도 뜨거운 화제였다. '수원FC 후배' 이승우의 댄스를 남몰래 연습했다. 준비된 골 세리머니에 대해 지소연은 "팬들이 골을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좀더 춤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며 활짝 웃었다. 수원FC는 발빠르게 SNS를 통해 지소연의 '우리승우' 댄스 세리머니, 이승우와 지소연의 댄스 세리머니를 비교한 '수원FC 댄스 배틀' 숏폼 영상을 찍어올렸고 순식간에 수천 명의 팬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이날 캐슬파크엔 수원FC 위민 창단 이후 최다 관중, 1091명이 모였다. 명백한 '지소연 효과'다. 지난 1일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잉글랜드-독일의 여자유로2022 결승전엔 8만7192명의 역대 최다 관중이 운집했지만 대한민국 WK리그에서 1000명 이상의 팬은 '1강' 인천 현대제철서도 보기 드문 일. 그 어려운 일을 지소연이 해냈다. 지소연은 1091명의 팬에 대한 질문에 "매경기 WK리그를 챙겨봤는데 이렇게 많은 팬이 와주신 건 처음"이라면서 "우리 선수들이 좋아하면서도 당황하더라. 기뻤다. 제 데뷔전이기도 하지만 우리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며 고개 숙였다.
지소연의 데뷔전 전날, 수원FC위민 훈련장엔 팬들이 보낸 커피차 선물이 답지했다. 'WK리그 신인 우리 지소연 선수 잘 부탁드립니다' 센스만점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지소연 효과'는 매출로도 입증됐다. 1091명의 여자축구 팬들이 보여준 충성도는 놀라웠다. 지소연 데뷔전에 맞춰 수원FC 팬샵에선 여자축구선수 홈 레플리카 판매를 시작했다. 유니폼은 7만5000원, 선수 이름을 마킹할 경우 1만3000원이 추가된다. 이날 경기장엔 꼬마 팬, 여성 팬, '남녀노소' 팬들이 지소연 유니폼을 맞춰 입었다. 수원FC에 따르면 이날 팬샵의 매출은 약 500만원, 매출의 90% 이상이 지소연 관련 매출이었다. 수원FC 관계자는 "K리그1 수원FC의 홈경기 매출이 평균 700만~1000만원 정도다. 이와 비교해서 여자축구에서 1091명 관중에 500만원 매출은 놀라운 액수"라고 말했다. 지소연 마케팅, 여자축구의 희망을 보여줬다.
지소연은 "수원FC 구단 마케팅팀에 감사드린다. 제 데뷔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셨다"면서 "많은 팬들에게 감사하다. 팬들을 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수원FC위민은 리그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내달 20일 서울시청전이 유일한 홈경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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