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V리그 아시아쿼터제 도입을 두고 논의가 뜨겁다.
V리그 남녀부 실무진은 지난달부터 2023~2024시즌부터 아시아쿼터제 도입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지난달 초 여자부 구단 사이에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남자부 7개 구단은 순천·도드람배 프로배구대회가 진행 중인 순천에서 간담회를 열고 선수 선발 범위, 연봉 상한 등 아시아쿼터제의 구체적인 틀을 잡았다.
V리그의 아시아쿼터제 도입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수 년 전에도 같은 사안이 논의된 바 있다. 지난 시즌에 한해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에 아시아쿼터제를 시범 도입하는 안도 거론됐다. 그러나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활성화가 더딘 아시아권 프로리그 현황에 따른 파급효과, 국내 선수들의 입지 축소 등이 거론되면서 흐지부지 된 바 있다.
현장 의견도 엇갈린다. 핀란드 출신인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한국 배구는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한국 선수가 더 많이 플레이 해야 그 잠재력이 나온다"며 "한국 배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국내 선수가 (코트에) 더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리그를 운영하는지 공부해야 할 부분이 있고, 내 대답이 완벽하다고 할 순 없다"면서도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반대"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V리그가 다시 아시아쿼터제 도입을 논의하는 이유는 뭘까.
최근 초중고 남녀 배구팀에는 외국인 선수 숫자가 부쩍 늘었다. 좋은 신체 조건의 선수를 다수 배출하는 몽골을 비롯해 동남아 출신 선수들이 다수 뛰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프로배구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국내 선수로 한정된 현행 V리그 신인 드래프트 규정 하에 이들이 프로에 데뷔하기 위해선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야 한다. 유럽, 남미 출신 수준급 선수들이 나서는 외국인 트라이아웃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기 쉽지 않다. 반대로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신인 드래프트 문호를 개방한다면 국내 선수가 선발되지 못하는 '선의의 피해자'로 전락할 수 있다. 아마추어 시절 국내에서 키운 선수를 V리그에 활용하지 못한 채 자국으로 돌려보낸다면 그것대로 손해라 할 수 있다.
아시아쿼터제는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 1명 외에 아시아 국가 출신 선수 1명 추가 보유를 인정하는 제도다. 기존 신인 드래프트와 외국인 트라이아웃으로 구분된 국내외 선수 선발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아마추어 배구계에서 육성 중인 외국인 선수를 제도권 규정 내에서 V리그에 흡수함과 동시에 선수 선발 과정에서 아시아쿼터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국내 선수 선발권도 보호할 수 있는 묘수라 할 만하다.
V리그 흥행 확대에도 아시아쿼터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프로축구 K리그에선 일찍이 아시아쿼터제를 활용해 효과를 봤다. 현재 K2(2부리그) 안산 그리너스에서 뛰는 아스나위(인도네시아)는 자국에서 슈퍼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안산 구단 SNS 팔로워 수가 급증했고, K리그 소식이 인도네시아 현지에 실시간으로 보도된다. 르엉쑤언쯔엉(베트남)이 뛰었던 K1(1부리그) 인천 유나이티드도 비슷한 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 한국과 대등하거나 좀 더 나은 실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지만, 연봉 규모는 처지는 태국 출신 여자 배구 선수가 한국에 진출한다면 비슷한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프로배구 관계자는 "아직 논의 단계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아시아쿼터제는 언젠가는 도입해야 할 제도"라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V리그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순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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