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더 큰 꿈을 꾸면서 선수들과 함께 도전한다."
불모지에서 꽃을 피운 이창원 대구예술대 감독(47)의 말이다. 이 감독은 2021년 대구예술대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부임 1년여 만에 팀을 전국 대회 정상으로 이끌었다. 대구예술대는 최근 강원 태백에서 막내린 제58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백두대간기에서 우승했다. 대구예술대는 2005년 창단 뒤 처음으로 전국 대회 정상을 밟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부임할 때 2~3년은 보고 준비했다. 이렇게 빠른 시간에 우승할 것으로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는 베스트11은 경쟁력이 있지만 다른 팀과 비교해 스쿼드가 약하다. 로테이션 없이 계속 경기를 했다. 4강정도의 전력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울산대와의 결승 때 선수들이 녹다운 상태에서 뛰는 게 보였다. 나는 계속해서 경기를 봐 왔기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대구예술대는 위덕대(3대1 승)-칼빈대(1대0 승)-송호대(2대2 무)-제주국제대(4대2 승)-목포과학대(3대0 승)-한양대(2대2 무, 승부차기 4-2 승)-울산대(1대0 승)를 차례로 제압하고 왕좌에 올랐다.
포항제철중-포철공고-영남대를 거친 이 감독은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K리그에서 143경기 소화했다. 그는 은퇴 뒤 지도자로 현장에서 뛰었다.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연구도 많이 했다. 그는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FC바르셀로나 시절 구사했던 축구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그의 이름 앞에 '과르디창원'이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노력의 결과는 확실했다. 이 감독은 포항, 대전 등 프로에서 코치로 활약했다. 옌볜(중국)에서 외국인 지도자 생활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특히 2011년부터 포항제철고를 맡아 팀을 최강으로 이끌었다. 포항제철고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K리그 유스 무대를 제패했다. 황희찬(울버햄턴) 김동현(강원FC) 등이 이 감독의 제자다. 이 감독은 "우승 뒤 K리그에서 뛰는 제자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왔다. 그런 제자들이 있기 때문에 나도 대충 할 수 없다. 더 집중해서 한다"며 웃었다.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이어가던 이 감독은 2021년 대구예술대 지휘봉을 잡고 새 도전에 나섰다.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대구예술대는 불모지와 같았다. 당장 축구장 규격 자체가 규정에 맞지 않는다. U리그 홈경기를 홈에서 치를 수 없는 이유다. 대구예술대는 30분 거리에 있는 화원명곡체육공원을 빌려 홈경기를 치른다.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감독과 선수들은 더 밝은 내일을 꿈꾸며 달리고 있다.
이 감독은 "대구예술대는 내가 선택해서 온 곳이다. 주변에서 박수쳐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실제로 선수 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원이 필요한 것도 맞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나를 믿고 열심히 해줬다. 우리가 처음으로 경북 대표로 전국체육대회에도 나가게 됐다. 우리 선수들은 1, 2학년이 주축이다. 수도권 강팀들과 마주해도 경쟁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 바람이다. 선수들과 더 큰 꿈을 꾸면서 함께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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