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치고 스토리 라인은 단순하다. 학폭을 당한 피해자가 20년의 준비 끝에 복수를 감행한다는 이야기다. 스토리가 단순한 만큼 배우들이 짊어진 몫도 크다. 단순한 이야기를 흡인력 있게 몰고가려면 단순한 연기로는 가능하지 않다.
송혜교가 연기로 극찬 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고 또 하나 칭찬받아야 할 연기자가 바로 문동은(송혜교)의 대척점에 서있는 박연진을 연기한 임지연이다.
시작부터 임지연은 문동은과 대면하는 연기에서 강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스스럼없이 내뱉는 욕설, 담배를 입에 무는 연기, 상대를 깔보는 표정과 성인이된 문동은과 만난 후 흔들리는 표정 등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물론 연기자들 사이에서 악역은 연기하기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감정 과잉의 상태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연기하기가 수월하는 말이 많다. 하지만 그 연기를 제대로 해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박연진은 사람을 괴롭히는 이유가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은 역할이라 더 연기하기가 난해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재미삼아, 부모에게 받은 스트레스 등을 약자에서 푸는 그야말로 '악마성 짙은' 캐릭터다.
임지연은 자신의 첫 악역 캐릭터를 무리없이 이끌고 갔다. 선한 얼굴만 있는 줄 알았던 이들에게 완벽하게 악한 모습을 선보이며 놀라움을 선사했다. '더 글로리' 파트1을 모두 보면 가장 떠오르는 것이 바로 박연진의 '썩소'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기상 캐스터로, 유복한 가족의 아내로 엄마로 온화한 미소를 짓다가도 고교 친구들을 만나면 그 악독한 표정이 다시 나온다. 또 없는 자들을 업신여기는 행위 자체도 시청자들의 공분을 살만큼 리얼하다.
백미는 딸의 새 담임선생님이 문동은이라는 것을 알게된 후 처음 교실에서 문동은과 맞닥뜨리는 신이다. 임지연은 '팔색조' 표정으로 별다른 대사 없이도 박연진의 감정을 그대로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그동안 배우 임지연은 '한예종 출신' '인간중독'을 떠올리게 만드는 배우였다. 하지만 이제 '더 글로리'의 악역 박연진이 그의 가장 강렬한 캐릭터가 될만큼 임팩트 있는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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