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안우진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엔트리에 탈락했다. 엔트리 교체도 가능하지만, 추가 발탁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상황이다.
WBC 대표팀 기술위원회는 4일 회의를 열고 30인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WBC는 엔트리 제출 후에도 변경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표팀은 일찌감치 사실상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지었다. 부상 선수나, 차출 불가능한 선수가 나올 경우 일부 변화는 있겠지만 큰 틀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안우진(키움)의 승선은 불발됐다. 안우진은 고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과 관련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WBC는 아마추어 연맹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관이 아닌, 프로 주관 대회라 징계와 상관은 없다. 자격으로는 WBC 대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표팀이 숱한 고심 끝에 안우진을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실력만 놓고 보면 리그 최고 수준의 투수지만, 논란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선수 선발 기준은 선수들의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상징적인 의미, 책임감, 자긍심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뽑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야구계 전반적으로는 안우진의 WBC 대표 발탁에 대해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더 많았다. 다수의 야구계 주요 인사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관계자 A는 "조심스럽지만 발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에는 현재 가장 좋은 투수가 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한국야구에 있어 이번 WBC가 매우 중요하다. 규정상으로도 문제가 없지 않나. 아직 논란이 있지만 실력만 놓고 보면 발탁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또다른 관계자들도 A의 생각에 동의했다. 아마추어 주관 국제 대회가 아닌, WBC라는 대회의 특성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 B는 "WBC는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다른 프로 대회다. 안우진의 징계도 끝났고 선수 본인이 꾸준히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온만큼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전제 조건'을 달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관계자 C는 "앞으로 한국의 '에이스'가 되어야 하는 선수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이슈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하려는 모습도 보이는 것 같다"면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민감한 사안이라 당장 이번 WBC 참가는 힘들겠지만, 조속히 해결한 후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또 개인적으로는 KBO 차원의 학원스포츠 폭력 근절 캠페인도 했으면 좋겠다"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또다른 관계자 D도 "팬들이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당장 WBC 엔트리에 들어가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 했다.
엄격하게 '반대'를 외치는 의견도 존재했다. 관계자 E는 "학교 폭력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면서 "국가대표 선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WBC에서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안우진을 뽑지 않는 게 맞다. 이기는 것만이 전부라고 팬들에게 강변하는 모습이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KBO와 대표팀 기술위원회는 처음부터 안우진과 관련된 이슈를 부담스러워했다. 자칫 책임 논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수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상황에서 안우진을 과감하게 제외한 것은 결국 논란을 사전 차단하고, '책임질 일'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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