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염원하던 선두 현대건설을 상대로 승리를 따냈다. 기분좋게 연말연시 휴가도 다녀왔다.
그런데 복귀 첫날인 2일, 사령탑의 경질 소식을 접했다. 그것도 이미 오전 중에 짐을 챙겨 나갔다는 것이다. 1위에 승점 3점 뒤진 2위. 그리고 '김연경'이 있는 팀이다. 선수들의 황망한 속내를 미루어 짐작할만 하다.
선수들 뿐 아니라 코칭스태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감독대행을 맡은 이영수 수석코치는 당초 권순찬 전 감독의 경질 당시 함께 떠날 예정이었지만, 권 감독의 만류로 팀에 남아 뒷수습을 맡았다.
흥국생명은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 전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으며, 단장도 동반 사퇴한다'는 긴급 보도자료를 뿌렸다. 쉽게 납득하기 힘든 얘기다. 성적은 물론 흥행에서도 흥국생명은 압도적인 1위를 질주중이었다.
5일 인천 삼산체육관. 흥국생명과 GS칼텍스 도드람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사령탑의 경질 이후 첫 경기다.
이날 경기에 앞서 브리핑에 나선 이영수 감독대행의 표정에는 복잡한 속내가 그대로 드러났다.
사령탑 경질 당시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단은 보이콧 의사를 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흥국생명은 2015~2016시즌 단장을 역임했던 신용준 신임 단장을 황급히 발령, 선수단 분위기 진정에 나섰다.
이영수 대행은 "2일(경질 당일)은 훈련을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선수들과 이야기만 나눴다. 3일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시간을 따지기보단 양을 중시했다. 김연경은 하루를 더 쉬고 4일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에 대해서는 "장염 증상이 있어 훈련에 빠졌었다. 어젠 정상적으로 별탈 없이 잘 했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 1세트부터 정상 출전했다.
감독 경질 여파가 없을리 없다. 이 대행은 "선수들이 동요할 수밖에 없다. 일단 오늘 경기가 있으니 선수들을 잘 다독여서 팬들께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반면 신용준 신임 단장의 이야기는 달랐다. 그는 "과거 단장을 하면서 선수들과 좋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2일에 선수단과 만나 이야기를 잘해서 선수들을 안정시켰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불안했던 걸 잠재웠다"면서 "이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드릴 뿐"이라고 강조했다.
전임 감독의 경질에 대해서는 "선수 기용이 아닌 선수단 운영의 문제다. 선수 로테이션 때문에 의견 대립이 있었다"면서 "갈등의 주체는 전임 단장과 감독 두 사람이다. 구단이 여기에 개입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흥국생명은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했다. 1~2세트 후방 지원에 집중하던 김연경은 3세트부터 공격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4세트부턴 에이스로 나섰다. 옐레나(35득점)와 김연경(22득점)이 이끈 승리였다.
현장에는 40명 넘는 취재진이 몰려 이른바 '흥국생명 사태'에 대한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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