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에 열린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신청자 777명 중 신일고 내야수 하주석(29)이 가장 먼저 호명됐다. 경남고 투수 한현희(30)가 뒤를 이었다. 한화 이글스가 1라운드 1순위로 하주석을 뽑았고, 히어로즈가 한현희를 불렀다. 고교야구 투타 최고 선수가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첫발을 내딛었다.
야수로는 3년 만에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하주석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하주석은 계약금 3억원, 한현희는 2억3000만원에 사인했다. 무엇이든 될 것 같았던, 빛나는 시절이었다.
11년이 흘러 서른살, 프로 12년차다. 소속팀의 중심에 있어야 할 두 선수에게 겨울 한파가 매섭다. 프로선수로서 전환점에 서 있다.
한때 최고 불펜투수로 상대 타자를 압도했던 한현희.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싶었다고 했다. 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했다. 그런데 손을 내미는 팀이 없다. 몇몇 팀이 관심을 표명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손에 쥐면 쓰임새가 있는 카드지만, 보상선수까지 내주면서, 자신있게 뛰어들 수준은 아니다. 그의 성실성, 꾸준함을 회의적으로 보는 야구인들도 있다. 자기관련에 소홀한 점도 있었다.
시장 상황을 보면 나서는 팀이 나온다고 해도, 대형 계약이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FA를 앞둔 지난해, 21경기에서 6승4패-평균자책점 4.75. 홍원기 감독은 최대한 기회를 부여하려고 했지만 따라주지 못했다. 포스트시즌도 그랬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 나서 1패, 평균자책점 7.36. 힘이 돼 줘야할 베테랑이 존재감이 없었다.
소속팀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로 올라갔는데, 엔트리에 들지도 못했다. 한때 마운드의 기둥같았던 주력선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누구보다 야구에 진심인 하주석. 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잘 하고 싶은데 참 안 풀린다. 주장을 맡았던 지난해, 두 차례 큰 잘못을 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여론의 매서운 질타가 쏟아졌다.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올시즌도 힘든 한해가 될 것 같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징계로 70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또 1,2군 해외 전지훈련 참가 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국내에 남아 개인훈련을 해야 한다. 프로에서 처음 겪는 일이다.
지난해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8리(445타수 115안타), 5홈런, 58타점. 중심타자로서 아쉬운 성적이다. 유격수 수비에서 뼈아픈 실책이 적지 않았다.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재편한 팀의 주장. 면목이 안 설 때가 많았다. 할 수만 있다면,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2022년이었다.
혹독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인 건 아니다. 두 선수에겐 아직 야구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이미 잠재력과 능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다만 이전과는 다른 몸과 마음으로 출발점에 서야 한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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