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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부모님 뼈·관절 체크리스트…허리 굽고 무릎 붓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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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연휴를 맞아 가족, 친척, 지인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모처럼 만난 부모님의 연로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이번 설은 그동안 신경 쓰지 못한 부모님의 관절 건강을 살펴보는 기회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어르신들이 조심해야 할 뼈·관절 질환 체크리스트를 정리했다.

▶허리 굽고 걸음걸이 이상하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이 늘듯 척추와 추간판(디스크)도 퇴행성 변화를 겪는다. 척추나 그 주변의 인대가 심한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되면 척추신경이 지나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한다.

증상은 보행 시 심해지는 다리 통증이다. 협착증 부위에 눌린 신경이 지나가는 엉덩이 아래 하지 통증과 저림, 근력 약화로 보행이 힘들어진다. 이때 허리를 구부리거나 앉으면 통증이 완화돼 이른바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부르기도 한다.

최두용 척추신경외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데 자연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곧 치유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며 "부모님의 허리가 굽고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면 질환 초기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무릎 주위 붓기 지속되면 '퇴행성관절염' 가능성

무릎 관절은 평지를 걸을 때 체중의 3~4배, 내리막길에선 체중의 5~6배의 무게를 지탱한다. 노화는 무릎 관절 자체를 약하게 만든다. 무릎 관절을 지탱해 주는 근육과 인대의 탄력성이 줄어들고, 관절연골과 반월연골판의 충격 흡수 기능도 떨어진다. 또한 관절액의 윤활 작용도 약화한다.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다리가 맞닿는 내측 무릎에 통증을 유발한다. 처음에는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양반다리 같은 자세에서 통증이 생기지만 병이 진행되면 자세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한다.

휴식이나 수면 시 통증이 심해지고, 아주 심할 경우 일상적인 보행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전상현 정형외과 교수는 "부모님이 계단을 오르내릴 때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무릎 주위가 붓거나 아프다고 호소한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샅 부위 뻗치는 통증 1~2주 이어지면 '고관절 질환' 의심

고관절(엉덩이 관절)은 넓적다리뼈와 골반뼈가 만나는 곳으로 척추와 더불어 체중을 지탱하는 몸의 기둥 역할을 한다. 항상 체중의 1.5~3배에 해당하는 강한 힘을 견뎌야 하며 걷기만 해도 4배, 조깅은 5배, 계단 오르내리기는 8배의 하중이 가해진다.

고관절 질환은 반복적인 사용과 노화로 발생하는 일차성 고관절 골관절염이 대표적이다. 골관절염이 생기면 넓적다리뼈와 비구(고관절 일부 부위)가 모두 망가지고,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진행을 막을 순 없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샅(사타구니, 두 다리의 사이)이 시큰거리고, 심하면 가만히 있어도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거동까지 불가능해진다.

전상현 정형외과 교수는 "샅 부위나 엉덩이, 허벅지 쪽으로 뻗치는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한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침 등 작은 충격에도 골절 '골다공증' 정기 검진 중요

골다공증은 '소리 없는 뼈도둑'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골절 등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는 한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척추 압박골절로 키가 줄어든다거나, 허리가 점점 휘고,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심할 경우 기침 등 작은 충격에도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우유나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하고 술, 담배는 멀리한다. 운동도 중요하다. 체중 부하가 실리는 운동이나 관절에 과도한 무리가 가지 않는 걷기 운동이 좋다.

한제호 내분비내과 교수는 "부모님들의 경우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지고 허리가 굽는 것을 노화의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회복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다.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