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 성적으로 대표팀에 들어간다는 게 말이 안 돼요. 대표 선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번도 한 적이 없어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지난주 대전에서 만난 문동주에게 '대표팀 탈락이 아쉽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소속팀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살짝 아쉬움을 내비쳤다. 성적, 실력을 떠나 어린 유망주가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다. KBO리그 10개팀 중 유일하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 선수를 내지 못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문동주도, 한화 구단 관계자도 안다. WBC는 젊은 선수가 경험을 쌓기 위해 나가는 대회가 아니다. 최고 선수, 정예 멤버가 출전해 결과를 내야하는 국가대항전이다. 대회 성적, 내용이 국내리그 흥행, 나아가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 발전과 연동된다. 이전 국제 대회에서 여러차례 경험했다.
아쉬움에서 한발 더 나가면 욕심이 된다. 추신수(41·SSG 랜더스)의 뜬금없는 소신발언으로, 문동주가 느닷없이 소환됐다. 뒤늦게 대표팀 선수 선발의 잘 못된 사례로 거론된 셈이다. 난감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할 것 같다.
2003년 12월 생, 만 나이로 19세다. 문동주가 대표팀 주축투수로 던져야할 수많은 국제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2022년, 아쉬웠던 프로 첫해였다. 부상으로 재활군에서 개막을 맞았다. 시즌 중간에 가벼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13경기에 등판해 1승3패, 평균자책점 5.27. 28안타를 내줬는데 홈런 5개를 포함해 장타가 11개였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던 '슈퍼루키'에 걸맞은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무한 잠재력을 지닌 '한국야구의 미래'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줬다. 28⅔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36개를 잡았다. 시속 155km 위력적인 강속구를 쉽게 던졌다. 등판경기가 늘면서 경기 운영 노하우가 쌓였고, 변화구 구사 능력이 향상됐다. 첫 홀드를 거두고, 첫 선발승을 올렸다. 마지막 3경기에선 5이닝을 책임졌다. 현 시점에서 문동주는 안우진(24·히어로즈)과 함께 가장 강력한 공을 던지는 투수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시즌 내내 문동주를 주의깊게 지켜봤다. 문동주를 지난해 11월 열릴 예정이었던, 메이저리그올스타팀과 경기에 나설 '팀 코리아' 출전선수 명단에 넣었다. 가까이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했으나, 이벤트가 불발됐다.
문동주는 지난해 11월 말 마무리 훈련이 끝나고, 광주에서 개인훈련을 했다. 한달 넘게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그 말을 들어서인지, 몸이 더 탄탄해진 느낌이 들었다. 타이트한 유니폼 밖으로 근육이 드러났다.
'미래의 에이스'는 올해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한다. 외국인 투수 2명, 선배 김민우 장민재 남지민과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 미래가 현재가 될 수도 있는 프로 두번째 시즌이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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