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KB는 나쁜 X'
청주 KB스타즈 선수들이 '흑화'한 것일까. 25일 용인 삼성생명과의 원정경기를 앞둔 용인체육관 원정 라커룸 벽에 대뜸 욕설을 연상케 하는 구호가 적힌 인쇄물이 등장했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의 게임 플랜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화이트보드 옆이었다. 인쇄물을 보면 한 눈에도 KB스타즈 선수들이 무얼 말하고 싶은 지 알 수 있었다.
왼쪽 상단에는 과거 미국 프로농구(NBA)를 풍미한 '악동' 데니스 로드맨이 시카고 불스 시절 리바운드 공을 잡기 위해 관중석을 향해 몸을 날리는 유명한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 그 옆으로 'KB는 나쁜 X'라는 문구. 그리고 인쇄물의 하단에는 KB스타즈 선수들의 각오가 적혀 있다. 박지수는 '나는 현재에 머무른다. 고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이라는 각오를 적었다. 강이슬은 '나는 기본부터 지키면서 하겠다'고 했다.
압권은 박지은의 각오다. '나는 우리 팀이 한대 맞으면 두 대 때린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 그야말로 'KB는 나쁜 X'라는 구호에 딱 어울리는 각오라고 할 만 하다.
이런 각오가 담긴 인쇄물은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었다. 김 감독은 "매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미팅을 통해 그날의 각오와 구호 등을 정한다. 오늘은 마침 'KB는 나쁜 X'로 정해진 것 같다. 더 악착같이, 마치 '나쁜 X'처럼 보일 정도로 하자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감독이 개입한 건 아니라는 뜻.
그래도 내심 김 감독은 이런 선수들의 거친 각오가 마음에 드는 듯 했다. 현재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굳은 각오가 아니면 안된다는 절실함을 선수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무조건 목표는 4강으로 플레이오프에 가는 것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수 개개인도 다 인지하고 있고, 나도 준비해야 한다"면서 "남은 11경기에서 다 이기면 안정권이다. 쉽지 않겠지만, 일단 11경기에서 다 이긴다는 각오로 경기를 치를 것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용인=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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