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가요계 용어 중에 '순위 역주행'이라는 단어가 있다. 신곡으로 발표됐을 때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뒤늦게 인기를 끌며 순위 차트 밑에서 위로 급상승하는 케이스. 최근 대표적인 사례로는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곡을 들 수 있다.
이번 2022~2023시즌 여자프로농구계에서도 '순위 역주행'을 노리는 구단이 있다. 바로 지난 시즌 디펜딩챔피언인 청주 KB스타즈다. KB스타즈는 지난 2021~2022시즌 WKBL을 지배했던 강팀이다.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막강한 위력을 뽐내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초반부터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 가장 큰 요인은 지난 시즌 통합우승의 핵심 전력이었던 '국보센터' 박지수의 공백. 박지수는 이번 시즌 초반, 앞두고 갑작스러운 공항장애 증세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박지수의 공백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KB스타즈는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최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챔피언 2연패는 언감생심이었고, 4위까지 나갈 수 있는 포스트시즌 진출도 불가능해보였다.
그러나 3라운드 초반인 지난해 12월 중순에 박지수가 컴백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공황장애 치료 때문에 몸상태나 기량은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었지만, 'WKBL 최장신 센터' 존재감은 여전했다. 하위권에서 허덕이던 KB스타즈도 박지수가 전력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순위 역주행'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실제로 KB스타즈는 지난 25일 용인 삼성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며 시즌 첫 3연승을 달성했다. 그래도 워낙 초반 부진의 골이 깊어 여전히 순위는 리그 5위(7승13패)다. 하지만 4위 인천 신한은행에 3.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게다가 5, 6라운드 10경기가 남아있어 기적 같은 '순위 역주행'도 불가능해보이지만은 않는다. 무엇보다 경기를 치를수록 박지수의 컨디션과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 역시 이런 이유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삼성생명전을 앞두고 "남은 11경기에서 다 이기는 게 목표다. 다 이기면 포스트시즌 진출 안정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생명을 꺾었으니 앞으로 '10승'이 남았다. 현재의 3연승을 보태 총 13연승. 결코 만만한 목표가 아니다. 하지만 '정상전력'의 KB스타즈라면 해볼 만 하다. 과연 KB스타즈의 순위 역주행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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