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치열한 경쟁 관문을 뚫었다. 이제 1군 경쟁 기회가 주어졌다.
KIA 타이거즈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이태규(23)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육성 선수 신분으로 지난해 제주 서귀포 마무리캠프에서 가능성을 인정 받은 그가 1군 주력 투수들과 함께 호흡할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과연 기대에 걸맞은 활약상을 보여줄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태규는 KIA가 자체 운영 중인 육성 아카데미와 퓨처스(2군) 검증을 마쳤다. 지난해 5월 현역 만기 제대 후 팀에 합류한 그는 아카데미 생활을 거치면서 고질인 제구 불안에서 해법을 찾았다. 퓨처스리그 막판 실전 등판에선 최고 구속 152㎞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무리캠프를 거친 뒤엔 호주 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에 합류해 3경기를 던졌다. 제주 마무리캠프 당시 현장에서 이태규의 투구를 지켜본 KIA 김종국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이태규에게 기회를 주는 쪽을 택했다.
그동안 이태규는 빠른 직구를 가졌으나 제구 불안으로 소위 '쓸 수 없는 투수'로 분류됐다. 하지만 KIA 아카데미, 마무리캠프, 질롱코리아를 거치면서 안정적 제구에 초점을 맞춰갔다. 특히 직구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변화구 구사에서 긍정적인 면이 곧잘 눈에 띄었다. 이태규는 "그동안엔 공 하나하나에 힘을 써서 던지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아카데미를 거친 뒤 힘을 쓰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제구가 조금씩 잡혀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프로 입단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던 그는 현역병으로 군 생활을 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태규는 "공을 잡을 기회는 없었지만, 기초 체력 운동을 상당히 많이 할 수 있었고, 기구도 잘 갖춰져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처음 입단했을 때를 돌아보면 몸 관리 방법이나 프로 의식 같은 게 부족했다. 매번 중요한 타이밍에 다치기 일쑤였다. (전역 후엔) 요령이 생기면서 좀 더 쉽고 편안하게 몸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물론 스프링캠프 합류가 1군 진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1군 마운드를 지켜왔던 쟁쟁한 투수들 사이에서 이태규의 존재감은 희미한 게 사실.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테스트 받는 단계라는 점에서 본인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첫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운드 뎁스 면에서 KIA는 리그 상위권 팀이다. 외인 원투 펀치 뿐만 아니라 양현종(35) 이의리(21) 임기영(30)까지 토종 선발진이 확고하고, 불펜에도 정해영(22) 전상현(27) 등에 보상 선수로 가세한 김대유(32)까지 물샐 틈이 없다. 제구 숙제를 풀고 가능성을 보여준 이태규까지 가세한다면 KIA 마운드의 다양성은 한층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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