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오랜 유격수 공백을 메울 기대주였다. 투수로 전향해 '제 2의 손승락'을 꿈꾸기도 했다.
배성근은 새 시즌을 앞두고 2014년 입단 이래 9년간 정든 롯데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롯데 구단은 31일 "배성근이 은퇴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2군에서 인고의 세월을 거쳤다. 2020~2021년 딕슨 마차도의 뒤를 받치면서 '넥스트 마차도'로 주목받았다. 빠른 발과 견실하고 범위가 넓은 수비, 강한 어깨는 호평받았다. 2021년에는 79경기에 출전, 유격수로 162⅓이닝(총 262⅔이닝)을 소화할 만큼 중용되기도 했다.
타격이 너무 약했다. 1군 통산 기록이 타율 1할8푼(183타수 33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491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이학주가 영입됐고, 박승욱과의 백업 경쟁에서도 밀렸다. 유격수보다 2루수로 뛰는 시간이 더 길었다.
시즌이 끝난 뒤엔 투수에 도전했다. 팀 선배 손승락처럼 유격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꿈꿨다. 최고 148㎞에 달하는 직구도 장래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14일 3년 넘게 만나온 아내와 화촉도 밝혔다. 구단 측은 올시즌 배성근에게 200만원 삭감된 4000만원의 적지 않은 연봉을 제시했다.
하지만 평생 꿈꿔온 유격수의 꿈이 좌절된 아쉬움이 더 컸다. 울산공고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4라운드(전체 40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이래 꿈꿔온 야구선수의 삶 대신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기로 했다.
배성근은 1군보다 2군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길었던 선수다. 퓨처스리거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배성근은 떠나기에 앞서 구단에 대한 애정, 동료들을 위한 마음, 팬들을 향한 보답을 더해 1000만원 상당을 롯데 2군에 기부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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