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마치 '축구의 신'이 작정하고 드라마를 쓴 듯 하다.
갑작스러운 고환암 발병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축구선수가 이를 극복하고 돌아와 공식 경기에서 팀 데뷔 골까지 터트렸다. 그런데 하필 이날이 '세계 암의 날'이어서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의 크리스티앙 할러가 또 다른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보여줬다. 공교롭게도 상대팀은 정우영이 뛰는 프라이부르크였다.
할러는 지난 4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각)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9라운드 홈경기 프라이부르크전에 선발로 나와 2-1로 앞서던 후반 6분 헤더골을 터트렸다. 이는 할러의 도르트문트 데뷔골이었다.
단순한 데뷔골이 아니라 더 많은 의미가 담긴 골이었다. 할러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도르트문트가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였다. 맨체스터 시티로 떠난 엘링 홀란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할러는 훈련 캠프도중 갑작스럽게 고환암 진단을 받았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암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7월과 11월에 두 번이나 수술을 받았다. 이후 할러는 불굴의 의지로 복귀 시점을 앞당겼다.
불과 6개월 만에 팀 훈련에 복귀한 할러는 1월 중순 친선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어 이날 프라이부르크전에서는 공식 경기에서 첫 골을 기록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고환암을 극복한 할러가 프라이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이날은 세계 암의 날이다'라고 보도했다. '세계 암의 날'은 국제암예방연합이 암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암 퇴치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 위해 만든 날이다. 도르트문트 구단도 이를 기념하기 위해 경기 전 센터서클에 '고환암'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의미의 혹을 그려넣기도 했다. 할러가 골을 터트린 덕분에 더욱 뜻깊은 캠페인이 된 셈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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