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황혼'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프로에서 22번째 시즌을 맞이한 최형우(40·KIA 타이거즈). 2002년 데뷔 후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FA로 2017년 KIA 타이거즈와 계약한 그가 2020년 체결한 두 번째 FA계약(3년 총액 47억원)은 올해 끝난다.
지난해 이맘때 최형우의 이름 앞엔 '에이징커브'라는 꼬리표가 심심찮게 붙었다. 안과질환과 허벅지 부상으로 시즌 타율 2할3푼3리에 그쳤던 2021시즌의 여파였다. 2022시즌 전반기에도 최형우는 타격감을 좀처럼 끌어 올리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방망이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성적은 132경기 타율 2할6푼4리(454타수 120안타), 14홈런 71타점, 출루율 0.366, 장타율 0.421.
반등에 성공하기는 했으나 '에이징커브' 시선을 완전히 걷어내진 못했다. 지난해 타격을 돌아보면 잘 맞은 타구들이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잦았다. 4할대 장타력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타구의 힘은 떨어진 게 사실. 최형우는 부족한 파워를 선구안으로 극복해내는 모습도 선보였다. 호쾌하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팀 간판타자 역할을 하던 전성기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두 번째 FA계약이 끝나는 올해 이후의 행보엔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KIA는 이번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에 최형우를 포함시켰다. 1군 타선에 여전히 기여할 수 있고, 이름값 만으로도 가치가 크다는 게 팀의 판단. 다른 관점에서 보면 최형우 스스로 이번 캠프를 통해 여전히 유용한 1군 자원이라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셈이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최형우의 의지는 남달라 보인다. 캠프 초반부터 야간 훈련을 자청하면서 몸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성기와 같은 활약을 펼친 순 없어도, 노력을 통해 실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가 충만하다. 팀의 최고참으로 캠프 초반부터 열의를 불태우는 그의 모습은 후배 선수들에게 울림을 줄 만하다.
올 시즌 뒤 최형우의 행보가 어떻게 결정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진 시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등에 성공하며 '최형우는 최형우'라는 사령탑의 평가를 스스로 증명할 수도 있다. 최형우는 일찌감치 불을 지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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