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거침없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48)의 신념은 확고했다. 모든 시선이 선수들의 성장에 맞춰져 있었다.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보다 확실한 자신의 색깔로 더 발전하려는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8일 제주도 서귀포시 빠레브호텔에서 열린 2023년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당당하게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이 감독은 "사실 우리가 손쉽게 K리그1으로 승격했다고 생각하는데 아쉽다. 선수들의 피와 눈물, 땀으로 정말 힘들게 승격했다. 선수들이 열정을 다해 올라왔는데 그런 부분이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운을 뗀 뒤 "K리그1과 K리그2는 확실히 다르다. 그래도 내 색깔을 가져갈 것이다. K리그2에서 했던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겠다. 1골을 넣으면 2골을 넣고, 2골을 넣으면 3골을 넣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광주가 추구하는 방향성이고, 내 축구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승격 전도사'다. 남기일 사단의 수석코치로 2018년 성남FC, 2020년 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1 승격에 기여했다. 2022시즌에는 감독으로 승격을 이뤄냈다. 이 감독은 "돌아보면 과거에는 좀 지키려고 하지 않았나. 다만 내가 만약 감독이 되면 승격할 경우 K리그1에서 지킬 생각은 없었다. 무모하더라도 선수 성장을 위해서라도 공격축구를 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울산을 비롯해 전북, 제주, 수원, 포항 등 K리그1 팀에 지킨다고 해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더 억울하지 않을까. 색깔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내가 책임진다'고 강조한다. 선수들은 용기있게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K리그1에서 생존하기 위해) 현실하고 타협하고 싶지 않다. 우리 광주에는 어린 선수, 잠재력 있는 선수가 많다. 이 선수들을 앞으로 국가대표,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최대한 많이 보내는 것이 내 목표"라고 전했다.
소신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1년 전만 해도 이 감독은 주위의 무시를 당했다. "첫 미디어데이 때 갔을 때는 소위 개무시를 당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무시당해도 상관없지만 동계훈련 때 열심히 한 선수들을 무시하더라. 초짜 감독, 듣보잡 감독이라고 팀 자체를 깡그리 무시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K리그1 승격을 이루자 이 감독을 무시하는 평가는 사라졌다. 이에 대해 "지금은 시험대라고 얘기한다. 우리나라는 칭찬에 인색한 것 같다. 나부터라도 변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칭찬을 많이 한다. 선수들에게 압박할 때도 있지만 잘할 때는 잘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정서상 안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한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이 감독은 '두 얼굴의 사나이'이기도 하다. 훈련장에선 '호랑이', 훈련장 밖에선 '동네 형'이다. 이 감독은 "운동장에 있는 2시간 정도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이외에는 동네 형처럼 선수들과 잘 지내는 것 같다. 선수들도 운동장 안팎에서 내가 다른 사람이라고 한다. 이건 내 직업이다. 운동장에서 프로답게 일을 해야 한다. 밖에선 여유롭고 자유롭지만, 프로선수답게 행동하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세 가지 좌우명도 공개했다. 수적천석(무슨 일이든지 끈기로 밀고 나가면 반드시 성공한다), 이청득심(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 음덕양보(남이 모르게 덕행을 쌓은 사람은 훗날 보답을 받는다)다. 이 감독은 "이 세 가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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