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BO리그는 지난 4년 간 변화를 위해 몸부림쳤다.
발단은 국제대회 부진이었다.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의 충격적인 1라운드 패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타자들의 고전은 '투고타저 리그'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반발력 높은 공인구 탓에 적극적인 승부를 피하는 투수들의 자세, 쉽게 뜨는 공에 익숙해진 타자들의 배팅 등 다양한 문제가 거론됐다. 2019시즌을 앞두고 KBO가 공인구 반발력 조정을 발표하면서 거론한 이유 중 하나가 '국제 경쟁력 재고'였다.
반발력 조정 후 4시즌을 보낸 KBO리그의 현주소는 어떨까.
KBO리그는 반발력 조정 이후에도 국제대회 부진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도쿄올림픽 노메달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번엔 KBO리그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이 문제였다.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채택하는 국제대회에서 투수들이 이미 리그에서 적응된 존을 탈피하지 못했고, 결국 부진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도쿄올림픽을 마친 뒤 KBO가 들고 나온 대책은 스트라이크존 확대였다.
변화에 변화를 거듭한 한국 야구. 이번 WBC는 그래서 더 이상 피할 구석이 없는 무대로 여겨진다.
투수들은 공인구 반발력 조정과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경험하면서 보다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다. 타자들은 '뜨지 않는 공'을 공략하기 위해 히팅 포인트 조정이라는 나름의 대비책을 만들었고,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라 선구안-출루율 개선에 초점을 맞춰왔다. 지난 4시즌 동안 이런 흐름이 꾸준히 이어져 온 만큼, 투-타 모두 적응은 어느 정도 완료됐다고 볼 수 있다.
이번 WBC는 KBO리그보다 반발계수가 높은 공인구를 사용하고, 스트라이크존은 여느 국제 대회처럼 넓게 적용된다. KBO리그에서 이미 적응을 마친 투-타 모두 결과로 증명을 해야 하는 무대인 셈이다.
대표팀 기술위원회와 이강철 감독 모두 이번 대표팀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단기전 특성상 선발 자원을 최대한 확보해 투수진을 꾸렸고, 타선에는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하면서도 포지션, 상황별 대처가 가능한 자원을 모으는 데 집중했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계 미국인 선수(토미 에드먼)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결과로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4년간 KBO리그는 시도할 수 있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변화를 꾀했다. 더 이상 피할 구석이 없는 상황. 이강철호가 WBC에서 변화의 결실을 증명해야 한국 야구도 비로소 '위기'라는 단어에서 졸업할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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