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인구가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대표팀 선발이 내정된 투수들에게 미리 공인구를 지급했지만, 일부 선수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도한대로 공을 던지는 못하고 있다.
오릭스 버팔로즈의 우완투수 우다가와 유키(25). 일본대표팀 중간 투수다. 11일 규슈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7번째 불펜투구를 했다. 그런데 WBC 공인구를 사용하다가, 일본프로야구(NPB) 공인구와 번갈아가며 던졌다. 포크볼이 정상적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아쓰사와 가즈유키 투수코치가 긴급처방을 내렸다. 20구를 던진 뒤 공인구 두 종료를 모두 던지게 했다.
일본언론에 따르면, NPB 공인구로 던졌을 때만 평소처럼 포크볼이 낮게 들어갔다. 아쓰사와 코치는 일본대표팀 불펜코치를 겸하고 있다.
WBC 공인구는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공급하는 미국 롤링스사 제품이다. NPB나 KBO리그 공인구보다 표면이 미끄럽고, 살짝 작은 느낌을 준다. 실밥 높이도 미세하게 차이가 난다. 공에 예민한 투수 입장에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아쓰사와 코치는 "투구 릴리스에 신경쓰다보니 폼이 무너졌다. 우선 지난해 던지던 방식으로 해보라는 의도에서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우다가와는 "공에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타이밍이 어긋났다"고 했다.
나카지마 사토시 오릭스 감독(54)은 스프링캠프 초반 우다가와의 불펜투구를 보고 "지금 이대로라면 쓸모가 없다. 준비가 안 됐다"고 불호령을 내렸다. 대표팀에 함께 합류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25), 미야기 히로야(22)는 WBC 공인구에 무리없이 적응했는데, 우다가와는 그렇지 못했다는 질책이었다.
일부 일본야구팬 사이에선 교체를 검토해야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아무래도 파격적인 발탁이다보니 아직 신뢰가 굳건하지 못한 탓이다.
공인구 적응 이야기는 2006년 1회 대회 때부터 계속해서 있었다. 한국대표팀 투수들도 다소 선수마다 차이가 있으나,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대회 시작 전까지 빨리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2021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우다가와는 지난해 7월 정식선수로 전환해 한달 만에 1군에 데뷔했다. 후반기 19경기에서 2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0.81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했다. 22⅓이닝 동안 탈삼진 32개를 기록했다.
또 포스트시즌 6경기에 등판해 1승4홀드를 올리고, 평균자책점 '0'을 찍었다. 지난해 오릭스의 재팬시리즈 우승 주역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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