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20년 신인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덕수고 졸업 예정이던 NC 다이노스 좌완 신인 정구범(23)에 대한 기대는 남 달랐다.
경쾌한 투구동작과 볼끝 회전수, 디셉션에 변화구 제구력, 여기에 어린 선수 답지 않은 경기 운영능력까지 갖춘 특급 유망주. 구창모의 뒤를 잇는 리그 최고 좌완 투수 탄생을 점쳤다.
딱 하나 우려는 빈약한 체구였다. 당시 1m83의 키에 비해 70㎏ 초반의 체중은 너무 호리호리 해보였다. 스카우트는 "프로에 와서 체계적 훈련을 통해 체격과 근지구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그 딱 하나의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던질 만 하면 아프기를 반복했다. 무려 3년이 그렇게 흘렀다. 고교 시절 랭킹 톱3를 다투던 KT 소형준, LG 이민호 등 동기생들이 하나둘씩 선발로 자리매김 하는 모습. 어린 선수로선 조바심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 방황. 끝이 보인다. 지난 가을부터 거짓말 처럼 몸 상태가 확실히 좋아졌다.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도 섰다. 2경기에서 1⅓이닝을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자연스럽게 입단 후 첫 애리조나 투손에서 진행되는 N팀 해외 캠프합류로 이어졌다.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과정은 쾌청하다. 두 차례 불펜 피칭을 순조롭게 마쳤다.
정구범은 "입단 4년 차에 해외 캠프를 처음으로 참가했다. 선배님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고, 또래 형들도 많아서 궁금한 점을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서 좋다"며 만족해 했다.
그는 "입단하고 계속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무기력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스트레스도 줄고 자신감도 붙고 있다. 이제는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 몸 상태를 체크하고 관리하면서 내가 준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밝아진 모습으로 이야기 했다.
정구범은 "캠프에서 첫 번째 피칭은 마운드 적응과 밸런스를 잡는데 집중했고, 두 번째 피칭에서는 제구에 중점을 두고 던졌는데 조금씩 원하는 모습으로 공을 던지고 있는 것 같아서 만족한다. 정상적인 몸 상태로 참가한 첫 캠프인 만큼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잘 준비해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구범은 캠프 두 번째 피칭에서 80~90% 강도로 각각 40개를 투구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2㎞를 찍었다. 시점으로 볼 때 고무적인 수치다.
지난해 정구범을 콜업하며 "내년 시즌 활약이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던 NC 강인권 감독은 "장기적으로 볼 때 정구범 선수는 선발로 육성해야 할 선수"라고 방향성을 확실히 했다.
몸 상태에 대한 확신 속에 겨우내 준비를 착실히 한다면 5선발 후보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선수. 제2의 구창모나 제2의 김윤식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는 유망주다. '언더독' NC의 또 하나의 강력한 히든 카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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