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전주 KCC가 최근 외국인 선수 론대 홀리스 제퍼슨을 전격 퇴출해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KCC 전창진 감독은 지난 1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지난 2경기 연속 태업을 하지 않았나. 이런 선수는 처음 봤다. 도저히 봐 줄 수가 없었다"며 전날(11일) 집으로 보내버렸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KCC 관계자는 "자신이 마무리하는 플레이를 고집하던 제퍼슨이 지난달 31일 KGC전 이후 벤치에서 시키지도 않은 패스만 하더라. 경기를 망치는 플레이로 반항한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KCC로서는 모험이자 '극약처방'이었다. 에이스 허 웅이 인대파열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됐고, 이승현도 팔꿈치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태다. 제퍼슨의 대체선수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전력 공백이 너무 커 지푸라기라도 붙잡아야 할 판국에 외국인 선수 1명(라건아)으로 가야 하는 부담을 감수한 것이다. 그럴 만한, 그동안 말하지 못한 속사정이 있었다. 제퍼슨 퇴출은 경기 중 태업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속으로 곪아왔던 게 터진 결과다.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제퍼슨은 입단 때부터 위태로웠다. 입단 당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이고, 세계적 스타 르브론 제임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해서 주변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공부만 잘하면 뭐 하나, 교우관계가 문제였다. 'NBA 출신'에 대한 제퍼슨의 자긍심이 도를 넘는 경우가 많았다. 적당한 자긍심이면 좋았을텐데 너무 나간 나머지 교만을 넘어 한국농구를 깔보는 인상을 줬고, 급기야 팀 내 위화감을 조성하는 형국이었다. 그래도 '세계 최고의 NBA 출신이니까 그러려니'하고 참고 지내왔다.
하지만 경기 중에 득점을 할 때는 NBA급 현란한 기술을 보이지만 수비 등 팀 플레이에는 소홀히 하는, 영양가 없는 플레이가 반복되면서 팀 내 '화학적 결합'은 자꾸 멀어져 갔다. 여기에 결정적인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제퍼슨은 지난 1월초 팀 훈련 도중 훈련 분위기를 크게 저해하는 비매너 행동을 해 훈련장에서 잠깐 쫓겨나기도 했다. 이후 허 웅과 라건아의 중재로 전 감독과 대화의 장을 마련해 흉금을 털어놨고, 다시 의기투합했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불행하게도 이마저 오래 가지 않았다. 올스타브레이크 기간에 또 '사고'를 쳤다. 제퍼슨이 구단의 허락을 받지도 않고 해외 휴양지로 개인 휴가를 떠난 것이다. 당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해외 출·입국 시 극도로 조심해야 했던 시기여서 구단이 자제를 요청했다. 제퍼슨도 처음엔 "해외로 가지 않겠다"고 답했지만 나중에 자신의 SNS에 휴양지 망중한 사진을 올렸다가 들통났다.
구단은 제퍼슨의 성격을 잘 아는 까닭에 '남 몰래 외유'에 대해 크게 문책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보듬어 가려고 했다. "원래 NBA 스타일은 이렇다"는 제퍼슨의 주장에 그저 혀만 내두를 뿐이었다. 통제 불능이던 제퍼슨은 자신이 생각하는 '변두리 한국농구'에서 이미 마음이 떠난 것일까. 외유 사건 이후 제퍼슨은 주변에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한다. 그렇게 가고 싶다고 하더니 '경기중 태업' 의혹을 일으키며 '새드 엔딩'으로 끝나고 말았다.
결국 KCC는 당장의 전력 누수를 막으려고 팀 전체가 무너지는 걸 방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상처를 도려내는 고통이 몸 전체가 썩어들어 목숨을 위협하는 재앙보다 낫기 때문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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