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산(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단장님께 연락이 왔더라구. 예전 공을 찾았다고."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을 낙점했다.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다.
지난해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투수로 왔던 벤자민은 안정된 피칭을 보여주면서 팀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17경기서 5승4패, 평균자책점 2.70.
포스트시즌에서 더 믿음직한 피칭을 했다.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서는 구원 투수로 나서 1이닝을 순삭하며 홀드를 기록했고,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선발 등판해 7이닝 5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5차전에 한번 더 선발로 나간 그는 5이닝 동안 8안타(1홈런) 4실점을 했고, 팀은 3대4로 패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재계약에 성공한 벤자민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나도현 단장에게 에이전트를 통해 메일을 보냈다. 자신의 예전 공을 찾았다는 것. 벤자민은 지난해 좋은 피칭을 보여줬지만 변화구가 밋밋하게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확실히 몸을 만들면서 변화구 구위가 좋아졌다고 미리 예고했다.
그리고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시작된 KT의 스프링캠프에서 빈 말이 아님을 보여줬다. 불펜피칭에서 148㎞의 빠른 공을 뿌리면서 변화구 역시 예리하게 떨어졌다. KT 이강철 감독이 불펜 피칭을 보면서 "정말 좋아졌다. 변화구의 각이 작년과는 완전히 다르다"라며 칭찬했다.
급기야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새 외국인 투수 보 슐서가 있고, 국내 에이스 고영표와 소형준이 있음에도 이제 WBC 대표팀 감독으로 가야하는 이 감독은 에이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벤자민을 개막전 선발로 정했다.
지금의 이 컨디션을 한국까지 이어가 4월 1일 수원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특히 LG는 지난해 정규시즌 최종전서 2위를 확정했음에도 키움과 3위 싸움을 하던 KT에 총력전을 펼쳐 6대5, 끝내기 승리를 거둬 KT를 4위로 밀어냈었다. LG에 당했던 아픈 마음을 풀어야 하는 KT로서는 개막전서 최고의 카드를 내야 하고 이 감독의 선택은 벤자민이었다. LG 역시 다승왕 케이시 켈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개막전부터 흥미있는 대결이 펼쳐진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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