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산(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 자리를 빌어 꼭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첫 훈련을 마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의 이강철 감독(57)은 이런 말을 꺼냈다.
그가 '고마움'을 전하고자 한 대상은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51). 1989년 1차 지명으로 해태 타이거즈(현 KIA)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강 감독(1995년 2차 우선지명, 한화 이글스)보다 6년 선배. 2017년 이 감독이 두산 베어스 퓨처스(2군) 사령탑을 맡던 시절, 강 감독은 1군 배터리 코치를 지낸 인연이 있다.
소집 첫 날부터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 감독. "걱정만 쌓이는 것 같다"는 그의 웃음 속엔 짙은 고민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그가 강 감독을 떠올린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표팀은 17일 훈련장 인근 메인구장인 키노 베테랑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NC와 첫 연습경기를 갖는다. 그런데 이 경기는 9이닝이 아닌 7이닝제로 펼쳐진다. 한 이닝도 3아웃이 아닌 투수당 20~25개의 투구수에 맞춰 종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감독은 "투수들이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당장 내일 경기하는데 손 든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웃었다. 대표팀은 김광현(SSG 랜더스) 고영표(KT 위즈) 정철원(두산)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정우영(LG 트윈스) 이의리(KIA) 고우석(LG)을 NC전에 차례로 등판시킨다.
이 감독은 "투수 7명에게 1이닝씩 맡겨 7이닝제 경기를 하자고 NC에 양해를 구했다. 투구 수 문제도 대표팀이 정한대로 하자고 하더라"며 "사실 이 시기에 경기를 하는 게 무리다. 사실 (경기) 요청을 하면서도 '설마'했는데 수락해줬다. 그때도 고마웠는데 이번에도 배려를 많이 해줬다. 이 자리를 빌어 강인권 감독님과 NC에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강 감독은 이 감독의 발언을 접한 뒤 "경기에 들어가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지만, 대표팀에서 요청 해왔기 때문에 상대가 되어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이강철 감독님께서 고맙다고 표현해주시니 감사하다. 대표팀에 합류한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좋은 성적 거두고 오길 응원하겠다"고 화답했다.
NC 외에도 투산에서 훈련 중인 KIA 타이거즈, KT와 두 시간여 거리의 스코츠데일에 머물고 있는 LG 트윈스도 대표팀과 연습경기를 갖는다. 모두가 성공을 바라는 대표팀의 발걸음, KBO리그 각 구단도 동참하는 모양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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