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호주)=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좋은 기운이 있나보네요."
두산 베어스의 훈련이 한창 진행 중인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야구장.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 평화롭던 점심 시간에 야구장 1루측이 소란스러워졌다.
훈련을 마치고 한숨 돌리던 선수들의 눈길을 끈 건 뱀 한 마리. 사람 팔만한 뱀은 그라운드 한 쪽을 누비고 다녔다.
큼지막한 뱀 한 마리에 선수단은 사진 촬영을 하는 등 호기심 가득하게 따라다녔다.
많은 관심을 받으며 기어다니던 뱀은 곧바로 포수 장비가 놓인 쪽으로 향했다. 5명의 포수 장비가 놓인 가운데, 뱀은 양의지의 포수 장비 속으로 들어갔다.
양의지는 두산 포수조 중 최고참.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함께 2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KBO리그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고 있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해 2018년 시즌 종료 후 첫 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떠났다. NC 2년 차 때 통합우승을 이끌며 '우승 청부사'가 된 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고 두산과 4+2년 총액 152억원에 계약해 돌아왔다.
지난 12일 WBC 대표팀 소집을 위해 호주를 떠났지만, 장비는 후배 선수가 사용할 수 있도록 일단 호주 시드니에 두고갔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대형 계약'과 함께 가장 기운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양의지의 장비에 뱀이 들어가면서 선수단은 또하나의 이야깃거리를 만들게 됐다.
'뱀 소란 사태'는 양의지의 장비를 지나 더그아웃 구석에 있는 구멍으로 들어가면서 일단락이 됐다.
갑작스러운 뱀 출현에 두산 관계자는 "예전에 뱀이 투수 가방에서 나온 적이 있었다. 야구장을 떠나기 전에 선수들 가방을 한 번씩 확인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두산은 OB 베어스 시절이었던 지난 1995년 포스트시즌 직전 구렁이가 나타난 뒤 그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두산은 2023년 이승엽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한다. 이날 나온 뱀은 과연 '길조'로 남을 수 있을까.
시드니(호주)=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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