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산(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타선의 끝자락인 9번 타순.
9명의 타자 중 맨 끝줄에 자리한 9번 타자는 으레 방망이가 약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러나 현대 야구에서 9번 타자는 '히든카드'다. 하위 타순에서 득점을 만드는 역할 뿐만 아니라 출루를 통해 상위 타선과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중요한 매개체. 때문에 각 팀이 9번 타순에는 타격 능력 뿐만 아니라 주루, 작전 수행에 능한 '꾀돌이'를 중용한다.
이강철호는 일찌감치 9번 타자 고민을 풀었다.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합류한 키움 히어로즈의 김혜성(24)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0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베테랑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 9번 타자-2루수로 나선 김혜성은 3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12대6 승리에 일조했다.
2회초 무사 1, 3루 상황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깨끗한 중전 안타로 타점을 신고한 김혜성은 3회초 2사 3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세 번째 타석이었던 5회초 1사 1루에선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안타로 주자를 불러 들임과 동시에, 3루까지 질주했다. 김혜성은 이어진 타석에서 이정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전력 질주, 슬라이딩으로 득점을 만드는 투혼을 선보였다.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히어로즈(현 키움) 유니폼을 입은 김혜성은 착실히 성장 단계를 밟은 타자. 지난 시즌 129경기 타율 3할1푼8리(516타수 164안타), 4홈런 48타점, 도루 34개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3할-160안타-30도루를 달성했다. 2021시즌엔 KBO리그 최연소 주장으로 선임돼 팀의 정규리그 5위 및 가을야구행에 힘을 보탠 바 있다.
김혜성은 이번 대표팀에서 백업 멤버로 분류된다. 소속팀 스프링캠프로 인해 합류가 지연된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빅리그 키스톤'을 이룰 것이 유력히 점쳐지는 상황. 김혜성은 오지환과 함께 대수비 내지 대주자 요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혜성이 지난 17일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 두 타석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한 데 이어, KIA전에서 뛰어난 타격감을 선보이면서 대표팀은 또 다른 무기를 얻게 됐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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