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군이었는데 졌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 "일본전에서 가장 맞붙고 싶은 선수는 누구인가"
한국 WBC 대표팀을 바라보는 일본의 묘한 신경전이 벌써 시작됐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WBC 대표팀은 5일 오사카 훈련부터 공식적인 일본 일정을 시작했다. 6일과 7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 버팔로스, 한신 타이거스와 평가전을 치르고 도쿄로 이동해 9일 첫 경기 호주전을 준비한다. 5일 훈련부터 한국 대표팀에 대한 일본 취재진의 관심 역시 대단하다. 물론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인만큼 전체 일정을 커버하기에 유리하지만, 훈련과 평가전 모두 일본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한국의 경기가 열리는데도 수십명의 일본 취재진들이 현장을 찾았다.
5일 훈련 종료 후 인터뷰에서는 오타니 쇼헤이를 향한 빈볼 발언으로 일본 내에서 큰 화제가 됐었던 고우석의 인터뷰를 자세하게 실었고, 6일 한국 대표팀과 오릭스의 평가전 역시 일본 취재진들의 취재 열기가 대단했다. 특히 경기가 2대4 한국 대표팀의 패배로 끝난 후, 일본 취재진은 공식 인터뷰에 참석한 이강철 감독, 이정후, 김하성에게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특히 한 취재진은 "원래 김하성의 포지션은 유격수인데, 오늘 3루수로 뛰었다. 주 포지션을 뛰는 게 좋다고 보는데 오늘 3루수로 나간 의도가 무엇인가. 또 오늘 상대팀인 오릭스는 2군 선수들이 나왔는데 졌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질문을 이강철 감독에게 했다.
순간 표정이 굳었지만 이강철 감독은 침착하게 답변했다. 이 감독은 "김하성 3루 기용은 최 정이 스타팅을 못나가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아무리 2군이라고 해도, 어떤 팀을 만나든 투수 한명이 잘 던지면 이기는 게 야구다. WBC도 단기전이기 때문에 점수를 못내면 지는 거다. 오늘 상대 투수들이 좋았다. 변명하고 싶지는 않은데 서로 모르는 상황에서 했기 때문에 (오늘 결과가 나왔다). 선수를 알고 하면 저희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다른 취재진들은 김하성과 이정후에게 "오는 10일 열릴 일본전에서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일본 선수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한국 선수들이 일본 선수 중 누구를 가장 경계하는지, 어떤 선수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지 유도하는 질문이었다. '라이벌 의식'에 대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김하성과 이정후는 논란을 사전에 차단했다. 김하성이 먼저 "일본 경기보다 저희의 포커스는 첫 경기 호주전이다. 그리고 누가 나오더라도 자신있게 타석에 들어서겠다"고 자신감을 보였고, 이정후도 "저 또한 마찬가지"라면서 "일본전도 중요하지만, 호주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호주전부터 잘 치르고나서 일본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강하게 밝혔다.
대회가 일본에서 열리는만큼 한국 대표팀은 이런 분위기에서 미묘한 신경전 역시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국제 대회는 곧 기세 싸움이다. 한국 대표팀도 기세를 끌어올려 '결전 장소' 도쿄에 들어가야 한다.
오사카(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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