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번 WBC B조에 출전한 5개 국가에서 가장 행복한 선수를 꼽으라면 채코의 투수 온드레이 사토리아가 아닐까.
체코에서 전기 기사로 일하는 사토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바로 일본의 자랑이자 메이저리그는 물론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로부터 삼진을 뽑아냈기 때문이다.
사토리아는 지난 11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서 선발등판했다. 3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3실점을 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삼진을 4개나 잡아냈다.
그의 구속은 빠르지 않았다. 직구가 80마일(128.7㎞)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오히려 느린 공을 던지다보니 빠른 공에 익숙한 일본 타자들이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했다.
사토리아는 1회말 첫 타자인 메이저리거 라스 눗바를 삼진으로 잡았다. 70.6마일(약 114㎞)의 낮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특히 대단한 것은 오타니와의 승부였다. 1회말 첫 맞대결에선 내야땅볼로 잡아냈고, 3회말 두번째 타석에서는 3구삼진으로 끝냈다. 1사 2루의 위기에서 오타니를 만난 사토리아는 바깥쪽 낮은 78.6마일(약 126㎞)의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 바깥쪽 70.7마일(약 114㎞)의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3구째 다시한번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72.1마일(약 116㎞)의 구속으로 빠르게 떨어져 원바운드가 됐다. 그런데 오타니가 이를 헛스윙하며 3구 삼진이 됐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사토리아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낸 것. 오타니의 업적이 커질수록 사토리아는 그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낸 투수로 자신의 추억 역시 큰 사건이 된다.
사토리아는 미국 방송인 폭스 스포츠의 팟캐스트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타니에게서 삼진을 뺏어냈을 때의 심정에 대해 "심장 발작이 일어난 것 같았다"며 기쁜 마음을 표출했다.
체코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야구 선수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가진 투잡러로 웃으며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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