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야구의 참패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6개 국가만 나온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일본과 미국, 도미니카공화국에 연달아 패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이번 WBC에서는 호주에 1점차로 역전패하고, 일본에 9점차 대패를 하고 3회 연속 본선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WBC 3회 연속 2라운드 진출 실패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병역혜택이 주어지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비해 별다른 혜택이 없는 WBC의 계속된 실패를 곱씹어봐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선수들의 기량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한국 투수나 타자들이 진짜 그 정도 기량밖에 안되는 것일까. 시즌 때 보던 모습과는 분명히 달랐다. 시즌 때 보던 피칭과 타격을 하고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 기량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제대로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다.
경기에 뛸 수 있는 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별로 없어 정철원 김원중 등은 매 경기 등판했다. 선수들 저마다 준비를 하고 왔다고 했지만 WBC가 시작할 때 100%인 선수는 거의 없었다고 보는게 맞다. 투수들의 경우 공인구 적응도 제대로 못해 공이 빠지는 일도 잦았다. 일본 등 다른 팀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냉정하게 말해 준비 부족이라는 말 밖에는 할 얘기가 없다.
그리고 이 준비 부족은 WBC 대회가 열릴 때마다 나왔던 말이다. 2006년과 2009년 WBC에 출전했던 선수들 중에서 정규시즌에서 부진한 이들이 나오면서 선수들이 WBC에 전력을 쏟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자칫 부상이라도 입는다면 자신의 야구 커리어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FA 대박이 물건너갈 수도 있다. KBO리그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부담이 큰 대신 당근은 작다. 현재 KBO는 대표팀에 차출되는 선수들에게 국제 대회 성적에 따른 포인트를 주고 있다. 이 포인트는 등록 일수로 쓸 수 있다. 즉 국가대표로 많이 출전해 좋은 성적을 얻는다면 FA를 당길 수 있는 것.
하지만 이런 당근이 WBC에 올인할 정도가 아니다. WBC의 경우 대표팀에 뽑혀 출전할 경우 기본적으로 10일이 주어지고, 8강에 오르면 10일, 4강에 오르면 10일씩 추가된다. 준우승도 10일이 더해지고 우승하면 20일이 더 추가돼 총 60일의 등록 일수를 얻게 된다. 우승에 60일을 주는 것은 올림픽과 같이 가장 큰 혜택을 준다고 할 수 있다.
WBC는 메이저리거가 출전하는 사실상 유일한 대회다. 그래서 야구 국제대회로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좋은 성적을 올렸을 때 더 많은 혜택을 줘야 하지 않을까.
가령 우승했을 때 FA 등록일 수 1년이 되는 145일을 주고, 4강에 오르면 100일을 준다면 선수들이 WBC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 3월에 치르기에 몸을 일찍 만들어야 하고 이것이 정규시즌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1년 가까운 등록일 수는 기꺼이 몸을 일찍 만들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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