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또 다시 안우진 이야기가 나왔다. 결과론적인 의미없는 토론. 대표팀도 몰랐던 것은 아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번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한참 전부터 준비해왔다. 선수들이 소집돼 훈련을 시작한 것은 채 한달도 되지 않았지만, KBO의 준비 기간은 6개월 이상이었다. 대표팀 기술위원회도 일찍부터 움직였다. KBO리그 주요 선수들 체크는 물론이고, 한국계 메이저리거들 가운데 합류할 수 있는 선수들과 대화하는 것부터 시작이었다.
염경엽 전 기술위원장의 LG 트윈스 감독 부임으로, 중간에 조범현 전 감독이 기술위원장을 맡는 변화는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기조는 유지됐다. WBC를 위한 최상의 전력 구상. 이강철 감독과도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했다.
대표팀이 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고 나서, 다시 안우진 이야기가 나온다. 대표팀 엔트리 발표때부터 화제에 있었던 투수다. 모두가 인정하는 현 시점 리그 최고의 기량을 가지고 있는 투수. 하지만 과거 징계에 발목이 잡혀 끝내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안우진도 WBC와 국가대표에 대한 바람이 있었지만,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기술위원회 내에서도 선수 구성 때부터 안우진 선발과 관련해 격론을 펼쳤다. 선수들의 현재 기량만 놓고 1차적 명단을 추릴 때, 안우진의 이름은 포함돼 있었다. 야구 외적인 논란으로 선수를 넣고, 빼는 것은 기술위원들이 할 일은 아니었다. 일단 좋은 선수들을 다 모아둔 후에 최종 결정은 결정권자가 하는 것이다. 조범현 위원장과 이강철 감독도 안우진을 뽑을 것인지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위원장과 감독 모두 책임에 대한 회피가 아니라, 대표팀 전체 분위기를 위한 좋은 선택을 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나 선수단을 지휘해야 하는 이강철 감독이 단호했다.
만약 안우진이 대표팀에 발탁됐다면 그가 원하지 않아도 모든 대표팀 스포트라이트가 그에게 향할 것이다. 아마 대회 기간 내내 그랬을 수도 있다. 집요하게 안우진을 쫓는 언론의 시선 역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고, 엉뚱한 곳으로 쏠린 관심 때문에 팀 전체에 엉뚱한 불똥이 튈 수도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장면들이 있었다. '발탁 논란' 혹은 '태도 논란'이 있었던 한두명의 선수가 집중포화를 받을 때 대표팀이 어떻게 되는지 봐왔다.
이제 와서 결과가 안좋으니 안우진에 대한 이야기가 또 나오지만, 진짜 핵심은 그게 아니다. 안우진은 좋은 투수지만, 그가 합류했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졌을 수는 있으나 우리가 이번 WBC에서 눈으로 확인한 근원적 문제는 대표팀 전체에 걸쳐 있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첫번째 황금기가 끝났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 투수 한두명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에이스급 투수진을 길러내지 못했고 또 대표팀 운영에 있어서도 놓친 포인트들이 많다. 최근 몇년간 전임 감독제 논란, 선수 선발 논란, 국제 대회 부진 등 대표팀이 개선될 수 있었던 첫번째 고비가 있었는데, 다시 성적표가 이러니 개선을 잘했다고 볼 수가 없다. 대표팀 선발과 훈련 과정, 기용 계획 등 더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선수 한명이 뽑혔고, 안뽑혔고는 지금 중요한 핵심이 절대 아니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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