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황금 세대 멤버들이 줄줄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이렇게 한 세대가 저문다.
WBC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김현수는 13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중국전을 마치고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을 고했다. WBC 엔트리에 발탁된 후부터 꾸준히 '마지막'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해왔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상은 됐었다. 김현수는 "저는 이제 끝났다. 코리아 유니폼을 입는 것은 마지막이다"라고 하면서 "대표팀 막내였을 때는 중압감이라는 게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선배님들과 야구했던 게 많이 기억이 난다. 좋은 선배가 되지 못했다는 게 많이 미안하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대표팀 은퇴 선언을 하는 이유로 "저보다 좋은 선수들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저는 이제 나이도 있고, 젊은 선수들이 잘할 거라 생각한다. 내려올 때가 된 게 아닌가. 두번 연속 (국제 대회)성적이 안좋았다. 못하게 됐다면 다른 선수들이 잘 이끌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14일 귀국 후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저에게 국가대표는 꿈이고 자부심이었다. (중략)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제창하던 그 모습은 평생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이다"라면서 "이제는 후배들에게 넘겨줘야 할 것 같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너무나 아쉽고 분통하다"며 WBC 1라운드 탈락에 대한 심경을 이야기 했다. 이어 "오늘부터는 랜더스의 투수 김광현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감사하다. 국가대표 투수 김광현 올림"이라는 글을 남겼다.
아직 공식적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이야기 한 선수는 김현수와 김광현 둘 뿐이지만, 이번 대표팀에 발탁됐던 선수 가운데 박병호, 양의지, 양현종, 이용찬 등 80년대생 고참 선수들은 대부분이 마지막 국제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아시안게임과 APBC가 있고, 내년 프리미어12 개최가 유력하기 때문에 국제 대회는 꾸준히 이어진다. 하지만 아시안게임과 APBC는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엔트리를 꾸리기로 했고, 내년 이후로는 이들의 나이가 30대 후반에 접어들기 때문에 출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다음 WBC는 3년 후인 2026년이다.
한국야구 '영광의 시대'를 함께 했던 황금 멤버들의 작별이다. 미국, 일본, 쿠바 등 강호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자랑스러운 한국야구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렸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김현수와 김광현은 대표팀 막내들이었다. 프로야구 최고의 부흥기를 만들어낸 주축들이기도 하다. 두 사람 뿐만 아니라 다른 베테랑 선수들 또한 한국야구의 최전성기, 국제 대회 승리 역사를 함께 써내려갔던 멤버다. 김광현의 이야기대로, 선수들 역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개인적인 영광과 발전을 누렸다. 이제는 작별이다. 물론 리그에서의 활약이 이어지겠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누비는 모습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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