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4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한현희의 표정은 밝았다.
지난 겨울 FA를 선언했지만, 시장은 물론 원소속팀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해를 넘긴 고민 끝에 1월 중순 롯데 자이언츠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11시즌 통산 65승 105홀드. 홀드왕 2번에 10승도 2번 넘겼다. 마음 한켠에 남은 서운함은 "키움에겐 절대 지고 싶지 않다"는 인터뷰로 나타났다.
고향으로 돌아온 만큼 팀에 쉽게 녹아들었다. 모교(경남고) 출신을 비롯한 지인들이 많고, 한현희 특유의 너스레와 적극적인 성격도 적응에 도움이 됐다. 강도높은 다이어트도, 훈련도 잘 이겨냈다.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과 자신감이 가득하다. 한현희는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4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스스로는 "롯데 이적 후 공식전 첫 등판, 사직 마운드 첫 경험이라 보이는게 없을 만큼 긴장했다. 부담도 컸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최고 구속 144㎞의 직구와 130㎞를 밑도는 슬라이더, 커브의 조합이 절묘했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와 완급조절도 돋보였다.
현재 몸상태는 최상.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인정한 '캠프 전부터 몸을 잘 만들어온 선수'다. 한현희 스스로도 "인바디 결과도 좋다. 나태해지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며 웃었다. "(김)현욱이 형 최고야!"를 외칠 만큼 김현욱 트레이닝코치의 맹훈련이 이어졌던 괌 캠프를 떠올리곤 "아 그땐 진짜 죽는줄 알았다"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FA 계약 직전 화촉을 밝힌 아내의 든든한 내조도 받고 있다. 그는 "집에서 아내랑 노느라 어디 나갈 시간이 없더라. 훈련하고 나면 또 피곤하니까 집에서 푹 쉰다"며 웃었다. 이어 "아침마다 아내가 갈아주는 주스를 마시고 출근한다. 신혼이라는게 재미있으면서도 책임감이 자꾸 생긴다"고 강조했다.
컨디션은 차근차근 상승 곡선이다. 현재 투구수는 불펜 기준 70구까지 올려놓은 상황. 이날 실전에선 45구까지 던졌다. 4이닝을 잘 막은 이상 더 무리하지 않았다.
'선전포고' 이후 키움 선수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한현희는 "키움 선수들은 저한테 관심 없다"며 크게 웃었다.
"전에는 동료였지만, 지금은 어떻게 보면 남이지 않나. 키움에는 남한테 관심 갖는 선수들이 없다. 후배들은 그렇고, 저랑 친한 선배들은 '그래 한현희니까' 이렇게 생각할 거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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