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꿈은 이뤄진다. 심형래, 이경규에 이은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 박성광(42)의 무모한 도전이 무한 도전으로 빛을 보게 됐다.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이의 좌충우돌 코미디를 그린 코미디 영화 '웅남이'(영화사 김치·스튜디오 타겟 제작). 연출을 맡은 박성광 감독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첫 상업 영화 데뷔에 나선 소회부터 '웅남이'의 연출 과정까지 모두 밝혔다.
'웅남이'는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쌍둥이 곰이라는 단군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코미디 영화다. 특히 '웅남이'는 개그맨 박성광의 연출 데뷔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1년 초단편영화 '욕'을 시작으로 2017년 단편 '슬프지 않아서 슬픈', 2020년 MBC 웹 예능 '돈플릭스2' 프로젝트 '끈'까지 꾸준히 연출문을 두드렸던 박성광이 자신만의 코미디 감각과 기상천외한 설정으로 오랫동안 꿈꿨던 첫 장편 상업 연출작을 완성해 관객을 찾았다.
이날 박성광 감독은 첫 상업 영화 연출을 도전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대목으로 '편견'을 꼽았다. 그는 "대중의 편견이 가장 힘든 것 같다. 대중에게 어떻게 보일지 너무 큰 고민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일 스트레스인 것 같기도 하다. 대중의 편견을 부딪쳐야 한다. 물론 각오하고 만들기도 했다. 다만 나 때문에 혹여 영화감독이나 다른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이 좌절하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크다. 이 영화가 흥행이 안 되면 앞으로 투자가 더 어렵지 않나? 실제로 나도 제작하기까지 몇 번 엎어졌다.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에 든 제작자들이 감독 이름을 보고 '혹시 감독이 내가 아는 그 개그맨 맞나?'라는 질문도 많았다고 하더라. 내 이름을 숨길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자부심을 갖고 싶었다. 투자가 엎어져 술 먹으면서 운 적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개그맨이 영화를 만든다고 하면 '정통이 아니다'라는 편견이 있다. 몇몇은 '개그맨이 만드는 영화라 가볍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 '영구와 땡칠이'(89, 남기남 감독) '우뢰매'(86, 김청기 감독)를 보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는데 정작 누군가는 내게 ''영구와 땡칠이' 만드는 거지?'라고 비아냥거리는 부분도 있었다. 난 그때마다 ''영구와 땡칠이'는 영화가 아닌가? 왜 그렇게 비아냥거리지?' 싶었다. 그런 것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개그맨 출신으로 영화 연출을 도전한 '복수혈전'(92) 이경규의 조언도 있었다고. 박성광 감독은 "최근에 이경규 선배를 만났다. 예능 촬영 현장에서 만났는데 그때 경규 선배께 영화감독이 됐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미 알고 계시더라. '너 독립 영화 몇 편했잖아?'라며 내 근황을 알고 있었는데 내가 '이번엔 상업 영화 한다'고 했더니 단번에 '하지 마'라고 말렸다. '누가 너한테 돈을 주고 투자해. 투자받았어? 그거 사기야'라고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CJ CGV 배급이라고 했더니 '아오 배 아파'라고 하셨다. 나중에는 '우리 개그맨이 잘돼야 한다' '너 안 되면 안 된다' '제작을 앞으로도 하겠지만 감독은 정말 못하겠다'라는 조언을 해줬다. 만약 이경규 선배가 제작하고 내게 연출 제의를 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워낙 냉정한 분이니까 개그맨 후배라고 같이 하자고 하지는 않을 것 같아 제안받고 싶다"고 웃었다.
'웅남이'의 중심이 된 박성웅의 캐스팅 과정도 특별했다. 박성광은 "이 작품을 각색하면서 주연으로 박성웅 외에 생각을 못 했다. 박성웅 아니라면 이 작품이 용납이 안 될 것 같다. 차라리 다시 시나리오를 쓸지언정 꼭 박성웅이어야 했다. 제작사는 내 캐스팅 욕심에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짐을 싸기 직전 박성웅의 출연 연락을 받았다"고 극적인 순간을 곱씹었다.
'웅남이'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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