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은 대체로 착하고 순하다.
동료애도 강한 편. 타 팀에서 영입된 선수들이 안착하기 썩 괜찮은 팀이다. FA로 이적한 김삼수 보상선수로 영입한 외야수 김태훈. 그 역시 선배들 도움 속에서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환경적으로 마음이 편하니 퍼포먼스도 좋다. 시범 5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날리며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공식경기 첫 단추를 잘 뀄다. 13일 SSG전에 이로운을 상대로 8회 2타점 결승 적시타를 날리며 첫 승의 수훈갑이 됐다. 최고 몸값 외야수 선배 구자욱의 도움이 있었다.
앞선 세 타석 모두 범타로 물러난 김태훈.
해법을 찾으러 경기 중 실내 연습장으로 향했다. 출전하지 않은 구자욱이 훈련중이었다.
김태훈을 본 구자욱. 바로 눈치를 챘다. "오늘 좀 업 돼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날은 차라리 그냥 더 업 시켜버려. 그냥 미친X 처럼 해봐"라고 조언했다.
그 말이 큰 도움이 됐다. 절제보다 발산을 택했다. 그 텐션으로 마지막 타석에서 천금 같은 적시타를 날렸다. "그 말씀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음은 물론이다.
1m77, 78㎏으로 크지 않은 체구. 강한 회전과 손목 힘이 만들어내는 파워도 있다. 15일 LG전에서 8회 대타로 나와 쐐기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또 한번 약속의 8회를 만들었다.
19일 대구에서 만난 친정 KT전. 김태훈은 북치고 장구치며 친정을 저격했다.
0-3으로 뒤진 7회 투런 홈런, 8회 2타점 적시타로 무려 4타점을 쓸어담으며 5대4 역전승을 견인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이 꼽은 스프링캠프 타자 MVP.
2군 타격왕을 할 만큼 잠재력이 있지만 묻혀있었던 타격재능. 삼성에 와서 만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통산 75경기, 한 시즌 최다 44경기 출전에 불과했던 그는 올시즌은 2015년 입단 이후 가장 많은 1군 경기를 소화할 전망.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퍼포먼스를 유지할 수 있는 체력과 노하우가 필수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직 주장이자 외야수 선배 김헌곤이 아낌 없는 조언을 했다.
김태훈은 "헌곤이 형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시즌 144경기를 모든 힘을 다 부어서 할 수 없으니 스스로 잘 조절해서 해야 한다고요. 체력 조절이나, 잠 자는 거나, 먹는 거나 야구장 나와서 하는 거, 이런 부분에 대해 정말 많이 알려주셨어요."
어쩌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
하지만 구자욱 김헌곤은 대인이다. 새로온 후배의 적응과 성공을 위해 아낌 없는 조언과 진심을 담은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잘 되는 집안의 전형.
바뀐 환경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는 9년 차 늦깎이 재능의 만개가 기대를 모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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