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 '이도류'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쓴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야구만화'에나 나올 것 같은 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것이다. 일본이 결승전에 진출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
'타자' 오타니는 조별리그, 이탈리아와 8강전까지 전 게임에 출전했다. 3번 타자로 중심타선에 들어가 압도적인 맹활약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1라운드 조별리그 4경기에선, 12타수 6안타 타율 5할-1홈런-8타점-7볼넷, OPS(출루율+장타율) 1.684를 기록했다.
'투수' 오타니는 두경기에 나갔다. 지난 9일 1라운드 중국전, 16일 이탈리아와 8강전에 선발등판했다. 이탈리아전에서 4⅔이닝 4안타 5탈삼진 2실점하고, 총 71개의 공을 던졌다.
투수로는 8강전이 마지막인줄 알았는데 상황이 달라졌다. 오타니는 "결승전에 올라가면 선발로는 못 나가겠지만, 중간투수로 던지고 싶다"고 했다.
오타니는 오는 31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등판이 예정돼 있다. 일정을 고려해 대표팀에선 더이상 등판을 안 할 예정이었는데, 생각이 바뀐 모양이다. 소속팀의 허락이 필요한 일이다.
그동안 오타니의 '이도류'는 선발투수 겸 지명타자 출전이었다. 투수 교체 후에도 지명타자로 남아 계속 타석에 들어갔다.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구원투수로 던진적은 없다.
1~2회 대회 우승팀인 일본은 2013년, 2017년 2개 대회 연속으로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이번에 최강전력을 구성해 14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5연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우승에 가장 근접한 전력을 갖춘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타니의 '우승 결심'이 야구사를 다시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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