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미국을 집어삼킨 일본의 초정밀 불펜 야구.
일본이 우승했다. 한국팬들로서는 배가 아픈 상황이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본의 야구였다.
일본은 22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3대2로 신승,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일본은 이날 승리로 2006년, 2009년 2연패에 이어 14년 만에 3번째 WBC 우승을 차지했다. 야구 최강국 미국을, 적지에서 물리쳐 아시아 야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치열한 경기가 예상됐는데, 이정도로 치열할 줄은 몰랐다. 특히, 이번 WBC 토너먼트는 타격전이 활발해 어느정도 점수가 날 거라 예상됐지만 엄청난 투수전 양상으로 갈 줄도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일본 마운드의 승리였다. 무라카미와 오카모토의 홈런포로 기선을 제압한 일본. 남은 건 리드를 지키는 일이었다.
일본은 철저히 준비된 승부수로 미국을 눌렀다. 깜짝 선발 이마나가가 오래 던지지 않을 게 뻔했다. 일본은 경기 초반부터 도고를 준비시켰다. 이마나가 2이닝, 도고 2이닝으로 4회를 채웠다.
이후 최강의 불펜 요원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5회 다카하시부터 인상적이었다. 20세 어린 투수인데, 선두 베츠에게 내야안타를 내주며 흔들릴 수 있었지만 최고 타자 트라웃과 골드슈미트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포효했다.
6회 이토는 안정적인 제구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7회 등판한 오타가 불안했다. 대타 맥닐과 베츠에게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트라웃을 상대로 우익수 플라이를 유도해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자 마음이 편해졌는지 골드슈미트의 병살타까지 끌어낼 수 있었다. 이날의 승부처였다.
옥에티는 8회 올라온 다르빗슈. 물론 불펜 요원이 아니기에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슈와버에게 추격의 솔로포를 허용해 승부를 1점차로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일본에는 '슈퍼 영웅' 오타니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승부처 1이닝을 던질 수 있다고 예고가 돼있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오타니를 써야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순간, 9회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마운드에 섰다.
사실 오타니도 선발로만 던졌기에 불펜 경험이 있을리 만무. 하지만 오타니는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했다. 선두 맥닐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강타자 베츠를 병살로 처리했다.
마지막 떨리는 동료이자 최고 타자 트라웃과의 승부. 100마일 빠른 공으로 카운트를 잡은 오타니는 마지막 허를 찌르는 변화구 승부로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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