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의욕이 지나쳤다면 WBC도 가능했겠다 싶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강력하게 원했지만, 팔꿈치 수술을 받는 바람에 좌절된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조기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필라델피아 구단이 하퍼를 60일 부상자 명단(IL)에 등재하지 않을 방침이다.
데이브 돔브로스키 필라델피아 야구 부문 사장은 22일(이하 한국시각) "현재로서는 하퍼를 60일 IL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복귀 날짜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5월 말 이전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정규시즌 개막일은 3월 31일이다. 만약 60일 IL에 등재할 경우 개막일부터 60일이 경과하는 5월 30일 이후 복귀할 수 있다. 그 이전 돌아올 수도 있으니 60일이 아닌 10일 IL에 올려 'OK' 사인을 주면 언제든 복귀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60일 IL 등재 선수는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다. 마이이너리그 유망주 1명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조치다. 반면 10일 IL은 40인 로스터를 유지한다. 결국 '로스터 낭비'를 감수하면서까지 하퍼의 조기 복귀에 희망을 걸겠다는 얘기다.
하퍼는 지난해 11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다. 재활에 1년 이상 걸리지만, 타자의 경우 7~8개월 만에 돌아올 수 있다. 필라델피아가 잡은 복귀 예상 시점은 7월 올스타브레이크. 그러나 이보다 훨씬 빨리 돌아올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대단히 높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럴 경우 수비는 어렵기 때문에 일단 지명타자로 출전시킨다는 게 구단의 생각이다.
하지만 조기 복귀를 무리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원래 계획대로 올스타 브레이크에 맞춰 재활을 진행한다는 당초 계획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돔브로스키 사장은 "현재 상황이 그렇다는 것이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는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퍼는 2019년 2월 13년 3억30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필라델피아로 이적했다. 필라델피아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등극,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2015년 워싱턴에서 내셔널리그 MVP에 오른 하퍼는 이적 후인 2021년 두 번째 MVP를 수상했다.
돔브로스키 사장에 따르면 하퍼는 스프링캠프에서 이틀에 한 번 꼴로 토스 배팅을 하고 있다.
하퍼는 지난해 8월 "WBC에 올인하겠다"며 참가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미국 대표팀 주장인 마이크 트라웃과 '절친'인 그는 의욕을 불태웠지만, 팔꿈치 통증이 계속되자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지난 19일 미국이 베네수엘라와의 8강전에서 트레이 터너의 극적인 만루홈런에 힘입어 9대7로 역전승을 거두자 트라웃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기쁨을 만끽했다고 한다. 당시 하퍼는 트라웃에게 "마이애미에 결승전을 보러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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