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펜져스가 어펜져스했다."
'세계 최강' 대한민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세계 1위)이 국제펜싱연맹(FIE) 부다페스트월드컵에서 또 하나의 기적같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레전드' 원우영 코치가 이끄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27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펼쳐진 FIE 월드컵 단체전에서 난적 독일(세계 5위)을 45대44, 1점 차로 꺾고 짜릿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맏형 '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세계 11위), '막내 에이스' 오상욱(대전시청·세계 9위)이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세계 6위), 김준호(화성시청·세계 17위)와 함께 '도쿄올림픽 금메달' 어펜져스의 컴백을 알린 무대였다. 경기 초반 압도적으로 앞서다 막판 역전 당할 뻔한 아찔한 위기를 원팀의 힘으로 이겨낸 우승, '월드클래스' 오상욱의 귀환을 알린 우승이라 더욱 짜릿했다.
한국은 8강에서 캐나다를 45대26, 4강에서 루마니아를 45대30으로 가볍게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세계 2위 헝가리를 45대43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독일과 마주했다.
1바우트 오상욱이 프레데릭 킨들러(세계 39위)를 5-1로 꺾고 기선을 제압한 후 2바우트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구본길이 '독일 톱랭커' 마티야스 차보(세계 12위)와 5-5 접전을 펼치며 10-6, 4점 차를 유지했다 3바우트 김준호가 라울 보나(세계 42위)를 5-0으로 돌려세우며 15-6, 9점차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4바우트 '복병' 로렌츠 켐프(세계 68위)가 투입된 후 독일의 기세가 살아났다. 4바우트 켐프가 구본길에 7-5로 앞섰고, 5바우트 보나와 오상욱이 5-5, 6바우트 차보와 김준호가 5-5로 비기며 30-23, 한국이 7점차 우위를 유지했다. 7바우트 구본길이 보나에 5-6, 1점 차로 진 후 29-35가 된 상황. 8바우트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켐프가 김준호를 상대로 기세등등하게 도전했고, 4-11로 밀렸다. 39-40으로 처음으로 리드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어펜져스는 함께일 때 강했다. 돌아온 오상욱이 위기의 순간, 흔들림 없는 에이스 본능을 발휘했다. 첫 공격에 성공하며 40-40 타이를 만들었으나 이후 40-43까지 밀리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오상욱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41-43로 한 포인트를 따라붙은 후 상대에게 게임포인트를 내주며 41-44,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오상욱은 특유의 전광석화 같은 공격과 지지 않는 투지로 상대를 잇달아 베어냈다. 피스트에 두 선수가 몸을 던질 정도로 대혈투. 44-44, 오상욱이 기적같은 동점을 만들자 경기장엔 "오상욱!" "대~한민국!"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찔러야 사는 마지막 공격, 승자는 오상욱이었다. 초록빛 불이 반짝 켜지며 45대44, 대한민국의 우승이 완성됐다. 1점 차 재역전 우승 확정 순간 어펜져스가 피스트 위에서 뜨겁게 포옹했다. '세계 1위', 지지 않는 대한민국 남자 사브르의 귀환을 알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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