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시즌 막판이던 지난해 9월29일 대구 NC전.
삼성 라이온즈 타선에 파격이 있었다. 통산 2홈런 내야수 강한울이 4번 타순에 배치됐다.
상대 투수 때문이 아니었다. 강한울의 해결사 능력에 주목한 결과.
삼성 박진만 감독은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찬스에서 상황 대처 능력과 컨택트 능력이 좋아 득점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한울은 그날 이후 5경기 연속 4번으로 선발 출전했다.
누가 봐도 테이블세터형 타자. 박진만 감독의 예리한 눈이자 특유의 역발상이었다.
올시즌도 역발상 속에 파격 타순 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 중심에는 이성규와 강한울이 있다. 시범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두 선수. 해결사와 찬스메이커가 모두 되는 두 선수를 어느 타순에 배치할까 하느냐는 선택의 문제다.
이성규는 전형적인 슬러거 유형의 선수. 하지만 박 감독은 또 다른 장점에 주목하고 있다. 스피드다.
홈런타자 답지 않은 빠른 발과 운동능력의 소유자. 오른손 유구골 골절로 김현준이 빠진 이후 줄곧 중견수 톱타자로 선발 출전중이다. 그러면서도 5개의 홈런으로 시범경기 홈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야말로 홈런 치는 1번타자인 셈. 박진만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제가 톱타자로 기용하며 테스트한 적이 있다. 센스와 주력이 뛰어난 선수"라며 1번 타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선수임을 강조했다.
이성규 톱타자 공식이 정규시즌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리그 최고 주력을 자랑하는 김지찬이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하며 복귀했기 때문이다.
다만, 박 감독은 김지찬의 톱타자 복귀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재활 과정에서도 "재발할 위험이 있는 부위인데다 많이 뛰는 선수라 관리 파트에 완벽한 상태에서 올려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당장 1번을 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초 당장은 지찬이가 많이 뛰어야 하는 1번을 맡기 어려운 만큼 이성규와 강한울 선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는 시범경기 14경기에서 36타수12안타(0.333) 5홈런, 11타점, 7득점, 3볼넷, 2도루를 기록했다. 강한울은 시범경기 12경기에서 36타수12안타(0.333) 1홈런, 3타점, 6득점, 2볼넷을 기록했다.
1군에서 감을 잡은 이성규는 톱타자 자리에서 해결에 대한 부담 없이 타격에 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강한울은 중심타선에서 오히려 특유의 공격적 성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고정관념을 깨는 흥미로운 역발상이 삼성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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