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가 경기 초반에 갑자기 자진강판했다. 더구나 개막전에서, 외국인 투수가 그랬다. 한화 이글스의 1선발 투수 버치 스미스(33). 팀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 기대가 큰 기둥 투수다. 상대 선발이 KBO리그 '최강' 안우진이라는 걸 알고도,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내세운 카드다. 그래서 더 당혹스럽고, 아프고, 충격이 크다.
1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개막전. 3회말 2사 1,2루에서 히어로즈 4번 타자 에디슨 러셀을 상대하다가, 긴급상황이 발생했다. 1B2S,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한 뒤 이태양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승계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2⅔이닝 3안타 2실점. 한화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2대3으로 졌다.
향후 정밀검사를 해봐야겠으나, 자연스럽게 지난 시즌을 떠올리게 된다.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의 '4월'말이다.
지난해 두 외국인 투수 닉 킹험, 라이언 카펜터가 4월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1선발 킹험은 4월에 3경기 등판 후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배제됐다. 재활치료, 훈련을 거쳐 복귀를 모색했는데, 시간만 끌다가 퇴출됐다. 카펜터는 4월에 3경기를 던지고, 5월에 복귀했다가 팔꿈치 통증이 재발해 팀을 떠났다.
외국인 '원투 펀치'가 7경기, 34⅓이닝, 1승3패를 기록하고 떠났다. 한달 넘게 부상 복귀를 기다리다가 상처가 더 깊어졌다. 날개를 잃은 한화는 바닥으로 추락해 회생하지 못했다. 동력을 잃고, 3년 연속 최하위를 했다.
연습경기, 시범경기에선 좋았다. 세 차례 시범경기에 나서 12⅔이닝을 던졌다. 1승, 평균자책점 1.42. 직구가 최고 시속 154km, 평균 150km를 유지했다. 볼끝이 매우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투구수가 쌓이면 스피드가 떨어졌다. 제구가 흔들렸다.
구단 차원의 관리가 있었다. 몇 차례 부상경력이 있고,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중간투수로 던져, 투구수를 서서히 끌어올렸다.
한화 구단은 지난해 말 스미스와 계약을 발표하면서, 부상 부위와 이력을 면밀하게 체크했다고 밝혔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교체 가능한 선수 리스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비상사태는 지난해 충분히 경험했다. 무방비 상태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일은 없을 것 같다.
외국인 선발투수는 '탈꼴찌'와 '재도약'을 위해선 반드시 힘이 돼 줘야할 핵심전력이다.
스미스가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복귀하겠지만, 치료 내지 휴식이 필요하다면, 예비 선발 남지민 이태양 등이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개막전부터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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