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세리에A 입성 후 최악의 경기였다.
'괴물' 김민재(27·나폴리)가 무너졌다. 나폴리는 3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나폴리의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린 AC밀란과의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9라운드에서 0대4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에도 우승 전선에는 큰 문제가 없다. 나폴리(승점 71)는 2위 라치오(승점 55)에 크게 앞서 있다. 하지만 AC밀란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앞두고 있는만큼, 흔들리는 분위기를 다잡는게 중요해졌다.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아미르 라흐마니와 함께 변함없이 중앙 수비를 구축했다. A매치를 위해 한국에 다녀온 김민재는 확실히 평소보다 몸이 무거웠다. 올리비에 지루와의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기록이 말해준다. 그라운드 경합은 한차례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좀처럼 내주지 않던 드리블 돌파마저 허용했다. 볼 소유권은 11차례나 내줬고, 올 시즌 패스 성공률(90%)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84%의 패스 성공률에 머물렀다. 김민재는 결국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고 후반 36분 교체아웃됐다.
김민재의 부진 속 나폴리는 무려 4골이나 내줬다. 앞서 27경기에서 16실점 밖에 없을 정도로 철벽 수비를 자랑했던 나폴리는 이날 말그대로 AC밀란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물론 모든 실점에서 김민재의 지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 워낙 슈퍼맨 같은 활약을 펼쳤던만큼, 상대적으로 부진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판단에서 아쉬움이 컸고, 클리어링 등 장면에서 실수도 많았다. 특히 후반 22분 알렉시스 살레마커스의 개인기에 농락당한 것은 김민재 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갑작스러운 부진에 이탈리아 언론도 놀란 듯 했다. 평점은 대부분 최하점이었다. 수비진이 동반 부진했던만큼, 김민재 뿐만 아니라 포백 라인이 모두 낮은 평점을 받았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어떤 면에서는 몰라볼 정도였다. 휴식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고, 유로 스포르트는 '재앙에 가까운 경기력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불안했다'고 했다. 아레아 나폴리는 '김민재와 라흐마니는 거의 울뻔 했다'고 혹평했다.
김민재는 힘겨운 한주를 보냈다. '대표팀 조기 은퇴 시사' 발언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고, 이어지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불화설 등에 휩싸였다. 본인 SNS를 통해, 소속 에이전시를 통해 세차례나 해명 하는 등 경기 외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무엇보다 멘탈적 어려움이 가중된 모습이다. 지난 달 28일 우루과이전 이후 발언이 대표팀 은퇴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그 이전 "힘들다. 멘탈적으로 무너진 상태다. 축구적으로도 힘들고 몸도 힘들다"고 했던 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외를 막론한 여러 관심에 흔들리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월클급 실력을 자랑하지만, 김민재는 이제 겨우 27세 청년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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