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개막전 선발 투수는 홈 충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1라운드 지명 유격수 출신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는 홈으로 쇄도하던 KT 알포드와 충돌하면서도 끝까지 태그했다.
KBO 통산 58승 5년 차 장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 알고 보면 내야수 유망주 출신이다.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1라운드에 지명한 선수가 바로 켈리다.
프로야구 개막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지난 1일 수원KT위즈파크. 염경엽 감독은 개막전 선발투수로 가장 믿을 수 있는 켈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2019시즌 이후 5년 동안 함께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켈리는 LG 트윈스 동료들에게 더 이상 외국인 선수가 아닌 가족이다.
늘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켈리(아내 아리엘 켈리, 딸 캐머런 켈리, 아들 케이시 켈리 주니어)는 한국 생활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켈리는 수훈선수 인터뷰를 할 때면 딸과 아들을 품에 안고 사랑하는 아내에게 입을 맞추는 장면이 카메라에 종종 포착됐다.
2019시즌 평균자책점 2.55 14승 12패 2020시즌 평균자책점 3.32 15승 7패 2021시즌 평균자책점 3.15 13승 8패 2022시즌 평균자책점 2.54 16승 4패 4시즌 통산 58승을 올린 명실상부 LG 트윈스 에이스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1회부터 KT 타선에 고전했다. 조용호-강백호-알포드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2점을 내준 켈리는 김경태 투수코치의 마운드 방문 이후 안정감을 되찾았다. 이후 박병호-장성우-황재균을 삼진, 투수 앞 땅볼,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길었던 1회를 마쳤다.
3회 1사 마운드 위 LG 켈리는 전 타석 초구 커브를 던져 2루타를 맞은 기억이 있는 KT 강백호에게 또 초구 커브를 던졌다. '또 칠 테면 쳐봐라.'라는 배짱 있는 승부의 결과는 홈런이었다.
더 이상의 실점은 용납할 수 없었던 켈리. 후속 타자 알포드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홈런타자 박병호와 승부에서 2구째 던진 커브가 너무 앞에서 떨어졌다. 포수 박동원이 빠르게 대처해 블로킹하며 투구를 몸 앞에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2루 주자 알포드가 3루로 가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사 3루 실점 위기. 3B 2S 풀카운트 승부 끝 140km 슬라이더를 던져 박병호를 3루 땅볼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침착하게 타구를 포구한 LG 3루수 문보경은 홈으로 향하던 알포드를 몰기 시작했다. 포수 박동원, 켈리까지 합세해 실점을 막기 위해 주자를 압박했다. 문보경-박동원-오지환으로 이어진 송구 릴레이. KT 알포드도 끈질기게 승부를 이어간 뒤 빈틈을 노려 홈으로 몸을 날렸다.
이때 홈 베이스를 지키고 있던 켈리는 오지환의 송구를 정확히 잡은 뒤 쇄도하는 알포드와 정면충돌했다. 알포드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에 다리가 걸려 공중에 뜬 켈리는 끝까지 태그하며 주자를 지웠다.
깜짝 놀란 LG 트레이너와 야수 오지환, 문보경, 포수 유강남까지 켈리에게 다가갔다. 부상이 염려되는 순간 켈리는 유니폼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씩씩하게 일어났다. 몸 상태를 묻는 동료들에게 오히려 괜찮다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날 켈리는 5.1이닝 8피안타 2피홈런 6실점 하며 개막전 패전 투수가 됐지만 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멋진 플레이를 펼친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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