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에는 두명의 이승현이 있다.
등번호 20번 우완 이승현(32)과 54번의 좌완 이승현(21)이다. 시즌 내내 이름 헷갈릴 일이 좀 있을 것 같다. 두명이 이승현이 나란히 필승조로 시즌 내내 종횡무진 활약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우완 이승현이 강렬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현재 삼성 불펜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 중 하나다.
시범경기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4경기에 구원등판, 4이닝 5탈삼진 무실점. 출루는 1안타 1볼넷이 전부였다.그 흐름을 시즌 개막부터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평균자책점 0.
삼성이 이긴 2경기에 모두 출격해 완벽투로 승리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2경기 3이닝 1안타 무실점. 시범경기에 이어 평균자책점 제로맨이다.
2일 대구 NC전에서 0-6으로 뒤지던 4회에 조기등판, 2이닝 동안 1탈삼진을 곁들여 퍼펙트로 막아내며 8대6 역전승에 발판을 마련했다.
이승현은 이날 경기 후 "일찍 나가는 순간부터 긴 이닝(멀티 이닝)을 던진다 생각했는데 이번 이닝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져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팀도 이겨서 시작이 좋다"고 말했다.
4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5-5 동점이던 7회초 등판,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성이 7회말 피렐라의 홈런으로 역전하며 시즌 첫승을 거뒀다.
가장 중요한 순간 투입할 만큼 듬직한 모습이다.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의 스리피치 정통파 우완투수. 평균 140㎞ 초반의 그렇게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최근 2년 간 슬럼프를 겪고난 그는 새삼 큰 깨달음을 얻었다.
"지난 2년 간 제가 수치적으로 나빠진 게 딱 하나 있었는데 그게 결국 커멘드였어요. 가운데 몰리는 공이 많아지니까 많이 맞았던거죠. 아, 바로 이거구나 깨달았어요. 회전 수나 이런 수치가 다 좋아졌는데 맞으니까 거기서 좀 당황하고 더 몰렸던 것 같아요."
3월 열린 WBC는 이런 확신을 강화시켰다.
"100마일 나와도 실투는 맞더라고요. 힘을 빼고 밸런스를 유지시켜주는 유연성과 가동성의 중요성을 더 느꼈어요. 결과가 잘 나오니 확신도 커지고 있고요."
겨우내 유연성 위주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의 가동성을 높였다. 같은 스피드라도 볼끝이 묵직하게 살아 들어가는 비결이다. 여름마다 조금씩 떨어졌던 구위도 새로운 운동방법으로 항성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도 커지고 있다.
"위기 상황에 올라가면요? 직구에 강한 타자라도 제일 자신 있는 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 있는 공을 던져 맞는 게 후회가 덜하니까… 제 꿈이요? 프로통산 세이브 하나 하는겁니다.(웃음)"
뒷문 단속이 가장 큰 화두인 올 시즌 삼성 야구. 우승현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삼성 불펜의 핵이 되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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