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선수들은 '순둥이'들이다. 열심히 야구를 하지만 튀는 행동을 하는 선수가 없다. 좋은 선수들이지만 가끔은 강한 투지가 보이지 않는 듯 하기도 하다. 외국인 선수들도 그랬다. 하나같이 착한 선수들이 왔다.
이번엔 다르다. 최근에는 보지 못했던 투지가 가득하다. 오스틴 딘이 LG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오스틴은 시범경기에서는 타율 1할9푼4리로 부진해 걱정을 낳았지만 3경기만에 그 걱정이 기우였음을 알렸다. 1일 KT 위즈와의 개막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2일엔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올렸고, 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3경기서 타율 4할1푼7리, 1타점 4득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4일 경기에선 남다른 투지를 선보였다. 1-0으로 앞선 4회초 무사 1루서 좌중간 안타를 친 오스틴은 키움 중견수 김준완이 3루로 뛰는 김현수를 잡기 위해 유격수에게 던졌고, 오스틴은 그사이 2루까지 달렸다. 그리고 곧이은 오지환의 우전안타 때는 홈으로 쇄도해 득점에도 성공했다. 그런데 이때 김민호 3루 주루코치가 오스틴에게 스톱 사인을 냈었다. 키움 우익수 이형종의 송구 능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 아직 무사였기에 무리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오스틴은 스톱사인을 무시하고 뛰어 득점까지 했다. 오스틴은 "타자가 안타를 쳤으니 득점을 위해서 뛰었다"라고 했다.
7회초엔 더 대단한 투지를 선보였다. 키움의 두번째 투수인 변시원의 몸쪽공을 피하지 않고 맞고 1루로 달려갔다. 그런데 공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맞으려는 듯 몸을 숙이는 동작을 취했다. 출루를 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이후 박동원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염경엽 감독의 뛰는 야구에 대해 "나도 원래 그런 플레이를 해왔다"면서 "어릴 때부터 해왔고, 특히 아버지께서 그런 야구를 하라고 가르치셨다"라고 말했다.
오스틴은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부터 LG의 외국인 타자 흑역사를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을 깨고 싶다는 마음이 부담으로 작용해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고. 오스틴은 "내가 그 외국인 타자 저주를 끊고 싶다"고 했다.
지금같은 좋은 모습에 팀의 분위기를 띄우는 투지까지 보여준다면 더이상 외국인 실패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듯 하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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