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제가 나가서 던져야 할 판입니다."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이렇게 농을 쳤다.
뼈가 있었다. KT 마운드는 시즌 초반부터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중순 필승조 요원인 주 권과 김민수가 각각 오른쪽 전완근 미세 손상, 오른쪽 어깨 극상근건 손상으로 최대 8주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이런 가운데 소형준이 2일 수원 LG전을 마치고 오른쪽 전완근 부종으로 2주 휴식 진단을 받았다. 우천 노게임 선언된 4일 수원 KIA전에 선발 등판한 엄상백도 오른쪽 팔꿈치 불편함으로 등판 순서를 한번 거르게 됐다. 선발 두 명에 필승조 두 명까지 빠지면서 시즌 초반부터 마운드에 엄청난 부하가 걸리게 됐다.
이 감독은 "엄상백이 어제 3회말을 마친 뒤 오른쪽 팔꿈치 불편함을 호소했다. 숨이 덜컥 막히더라. 앞으로 투수진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막막했다"며 "오늘 검진 결과 다행히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아 한 번 정도 휴식을 취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쉬어가는 게 최상의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날 오전 내내 내린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홈팀 KT 관계자들은 대형 방수포를 걷고 그라운드 정비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정비 시작 30분이 채 되지 않은 시점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KT에겐 우천 취소가 간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감독은 "오늘 쉬게 되면 슐서와 고영표, 벤자민, 배제성까지 선발 로테이션은 주말 3연전까지 딱 맞는다"며 "만약 오늘 경기를 하게 되면 일요일(9일 부산 롯데전)은 불펜 데이로 가야 할 것 같다"고 근심을 드러냈다.
이런 KT의 근심을 안 것일까. 조금씩 내리던 빗줄기는 굵어졌고, 결국 대형 방수포가 다시 등장했다. 이미 전날 밤부터 많은 비가 내려 그라운드 상태는 썩 좋지 않은 상황.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내려온 KBO 경기운영 위원은 결국 우천 취소 결정을 내렸다.
KT는 4일 KIA전에서도 1-0으로 앞서다 3-1로 역전을 허용한 뒤 우천 노게임으로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이틀 간 겹친 우연에 미소 짓는 KT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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