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유벤투스는 루카쿠에게 사과해야 한다.'
'역대급 먹튀 선수'의 돌발 행동인 줄 알았던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유럽 리그에 만연해 있는 인종차별 문제로 커질 조짐이다. 인터밀란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가 독특한 골 세리머니를 했다가 퇴장당하며 벌어진 일이다.
루카쿠는 지난 5일(한국시각)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2022~2023시즌 코파 이탈리아 4강 1차전 때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23분에 조커로 투입된 루카쿠는 후반 추가시간 때 페널티킥으로 천금같은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인터밀란은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간신히 패배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이 골을 넣은 이후 사건이 생겼다. 루카쿠는 왼손의 검지를 입술에 대며 마치 '쉿!'하는 듯한 세리머니를 했다. 오른 손은 경례를 했다. 유벤투스 홈팬들은 이를 보고 격분했다. 뿐만 아니라 유벤투스 선수들도 흥분했다. 주심은 골 세리머니가 나온 직후 루카쿠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앞서 루카쿠는 후반 35분에 한 차례 옐로카드를 받은 터였다. 곧바로 경고 2회 퇴장조치가 이뤄졌다.
루카쿠는 지난 시즌 첼시에 무려 9750만파운드(약 1600억원)를 받고 재입단했지만,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모습만 보여주다 이번 시즌 다시 인터밀란으로 임대복귀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며 '역대 최악의 먹튀'로 불렸다.
이런 루카쿠가 갑작스러운 돌발 세리머니를 하며 결국 퇴장까지 당하자 그의 무책임한 모습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불필요한 세리머니를 해서 괜히 퇴장까지 받아 코파 이탈리아 4강 2차전에 나올 수 없게 됐다는 것.
하지만 루카쿠가 이런 유별난 세리머니를 한 이유가 그의 에이전트에 의해 밝혀졌다. 그 배경에는 유벤투스 홈팬들의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항의의 뜻이 남겨있던 것.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루카쿠의 에이전트인 록 네이션이 엄중한 항의의 뜻을 담은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성명서에는 '유벤투스 팬들이 루카쿠를 향해 인종차별적인 행위는 비열함 그 이상이며,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다. 루카쿠는 적대적이고 역겨운 인종 차별적인 학대를 받았다'면서 '또한 루카쿠는 전에 했던 것과 같은 세리머니를 했다. 그런데 심판은 옐로카드를 줬다'고 유벤투스 팬들의 인종차별 행위와 심판의 지나친 처분을 지적했다.
이어 '루카쿠는 유벤투스로부터 사과받을 자격이 있다. 그리고 세리에A 리그가 유벤투스 팬들의 인종차별 행위를 즉각적으로 비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카쿠를 구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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