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 흥국생명은 통합우승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한국도로공사의 기를 꺾지 못했다.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은 2022~2023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으나 아쉽게 통합 우승은 무산됐다.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을 승리했으나 마지막 한 걸음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아쉬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유난히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즌을 앞두고 배구여제 김연경이 2년 만에 팀에 복귀하며 사기를 올렸으나 팀은 선수단 이외의 문제로 골치를 겪었다.
시즌 초 팀을 이끌었던 권순찬 감독은 1월 초 흥국생명 구단 측과 마찰을 겪으며 경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구단 고위층은 선수 기용 등 감독과 "방향성이 맞지 않다"라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감독을 일방적으로 경질했다.
코치였던 이영수 감독대행은 한 경기를 맡은 후 팀을 떠났고, 구단은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을 선임한다고 밝혔으나 김 감독은 팀을 맡아보지도 못하고 감독직을 철회하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김대경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었으나 대행의 대행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으며 팀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부족한 코치진과 감독의 부재는 제대로 된 팀 운영을 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배구여제 김연경은 흔들리는 팀을 이끌고 코트의 감독 역할까지 해냈다. 어수선해질 수 있는 선수단을 다독이며 추락할 것 같은 팀을 일으켜 세웠다.
2월 중순 이탈리아 출신 마르첼로 아본단자 외국인 감독이 흥국생명의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됐다. 김연경과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함께 뛴 인연으로 아본단자 감독은 팀 분위기를 빠르게 파악해갔다. 김연경은 아본단자 감독과 선수들의 가교 역할도 했다.
흥국생명은 두 달 가까이 정식 감독이 없는 와중에도 정규리그를 역전 1위를 마쳤다.
통합 우승을 위한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홈에서 1, 2차전을 승리하며 손쉽게 우승을 차지할 것만 같았으나 한국도로공사의 뒷심은 매서웠다. 도로공사의 홈 김천에서 열린 3, 4차전을 내줬다. 흥국생명은 세트마다 아쉽게 역전을 허용하며 도로공사에 기세를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5차전에서도 흥국생명은 옐레나 35득점, 김연경 30득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1세트를 따내며 우승에 다가서는 듯했으나 승리의 여신을 끝내 도로공사의 편이었다.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흥국생명은 도로공사에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양 팀 선수들은 5세트 마지막까지 수없이 이어지는 렐리를 펼치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점수를 내준 선수들도 코트에 쓰러졌고, 점수를 올린 선수들도 웃을 수 없을 정도로 혈투를 펼쳤다.
통합우승을 노렸던 흥국생명은 그렇게 시즌을 마감했다. 한국도로공사의 승리가 확정되자 흥국생명 선수들은 눈물을 떨궜다. 선수들이 울자 팬들도 함께 울었다.
정작 아쉬움이 가장 컸을 배구여제는 끝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떨군 동료들을 일으키며 위로했다.
아쉬움은 남지만 아파하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끝까지 응원해 준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배구여제는 시즌 도중 은퇴까지 고민할 정도로 최선을 다한 시즌이었다.
통합우승을 차지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원했으나 최선을 다한 동료들과 팬들에게 감사하며 시즌을 마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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