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심상치 않은 김광현, 도대체 무슨 일이?
개막전 투구 내용을 보며 설마했는데, 두 번째 등판에서 믿기 힘든 광경을 봤다. 우리가 알던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의 모습이 아니었다.
김광현은 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을 했다. 결과 내용 모두 충격적이었다. 3이닝 8안타 4볼넷 5실점. 삼진은 1개 뿐이었고, 채은성에게 홈런도 맞았다. 한국 복귀 후 최악의 피칭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패전 투수가 될 뻔 했는데, 팀이 연장 승부 끝에 역전승을 거뒀다는 점.
결과가 문제가 아니었다. 내용은 더 충격적이었다. 김광현은 이날 직구 최고구속 144km에 그쳤다. 김광현의 트레이드마크는 150km가 넘는 강속구. 온 데 간 데 없었다. 130km 후반대에서 140km 초반대 직구였다. 김광현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직구에 자신이 없었는지, 이날 던진 70개 공 중 직구는 15개 뿐이었다. 체인지업을 무려 29개나 던졌다.
사실 통산 150승, 그리고 4번 도전 만에 거둔 첫 개막전 승리에 가려져 그렇지 지난 1일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서도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KIA전은 직구 최고구속이 147km까지는 찍었는데, 소위 말해 '공이 가지 않는' 모습이었다. 힘있게 공이 치고 들어가는 게 아닌, 구위가 떨어진 공이었다. 당시에도 87개 투구 중 직구는 23개만 썼다. 숱한 위기를 맞이했지만, 당시 KIA 타자들이 개막전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김광현이 운 좋게 승리를 따냈다고 보는 게 냉정한 평가다. 5이닝을 겨우 버텼다.
대한민국 최고 투수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아프다거나, 몸 상태가 100%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부상이라면 얘기가 나왔을 것이고, 결국은 개막에 맞춰 몸상태를 100%로 끌어올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국가대표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를 뛰었다. 예년과 다르게 일찍 몸상태를 끌어올린 부작용이 개막 시점에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또 김광현도 이제 한국 나이로 36세에 접어들었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한 해 다르게 컨디션이 떨어질 수 있고, 몸 관리가 힘들 수밖에 없다. 특히 김광현과 같은 파워피처들은 세월의 야속함을 더 느끼기 마련이다.
그래도 김광현이 등판한 2경기를 SSG가 모두 이겨 팀에게도, 김광현에게도 다행이다. SSG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도 우승에 도전하려면 김광현의 에이스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난 시즌 부담을 덜어준 윌머 폰트가 없고, 에니 로메로가 부상으로 이탈해있기에 김광현의 부활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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