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래퍼 라비(김원식, 30)가 피하고 싶었던 것은 병역 의무였겠지만, 결국 대중의 외면만 받게 됐다.
병역 브로커와 공모해, 질병이 있는 것처럼 병역 당국을 속여 병역의무를 회피하려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라비는 1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병역법 위반 혐의 관련 첫 번째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구했다. 검찰은 라비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라비와 소속사 대표 김모(28)씨는 특별한 뇌전증 증상이 없다는 의사 의견을 무시하고 약을 처방해달라고 요구하며 면탈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라비는 이후 지속적인 약물 처방 등으로 뇌전증이 의심된다는 병무용 진단서를 받고, 2021년 6월 병무청에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했다. 김 대표에게서 이 사실을 전달받은 병역 브로커 구모(47)씨는 "굿, 군대 면제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라비는 이날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반성의 뜻을 밝혔다. 그는 "해서는 안 되는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며 "앞으로 이 순간을 잊지 않고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이후 소속사를 통해 발표한 공식입장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해당 논란 이후 라비가 직접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비는 "저로 인해 상처 입으셨을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 지금 이 순간에도 성실히 복무를 이행 중이신 모든 병역 의무자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병역 면탈을 시도한 배경에 대해서는 "당시 사내의 유일한 수익 창출 아티스트였다는 점과 코로나 이전 체결한 계약서들의 이행 시기가 기약 없이 밀려가던 상황 속 위약금 부담으로 복무 연기가 간절한 시점이었다"며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빅스 탈퇴를 선언했다. 라비는 "저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빅스 멤버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저는 팀에서 탈퇴를 하기로 했다"며 "멤버들의 소중한 노력에 저로 인한 피해가 더 이상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라비의 사과에도 대중의 시선은 싸늘한 분위기다. 특히 사정이 더 어려운 연예인들도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때문에, "위약금 부담으로 복무 연기가 간절한 시점"이라는 라비의 읍소가 와닿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라비가 아이돌 가수 중 저작권 등록 곡 수 1위라고 알려진 것을 집중하기도 했다.
한편, 라비와 함께 병역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나플라(최석배, 31)도 이날 공판에 참석, 검찰로부터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받았다.
나플라는 서울 서초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중 제대로 출근한 것처럼 일일복무상황부를 조작하고 우울증이 악화한 것처럼 꾸며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한 혐의(병역법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또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141일간 무단 결근한 사실도 드러난 바다.
나플라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미국과 한국의 이중국적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입대로 인해 활동이 중단되면 어렵게 쌓아온 인기가 모두 사라져버릴까 봐 너무 두려웠다"며 "제 잘못을 모두 인정한다. 단 한 번의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반드시 병역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서초구청과 병무청 공무원들도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이들의 병역 면탈을 함께 시도한 소속사 그루블린 공동대표 김씨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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